한국경제신문은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2020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 소셜임팩트 조사(CSIS)’를 했다. 조사는 온라인 설문조사 형태로 이뤄졌다. 소셜임팩트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어떤 평판을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평가 지표다. 투자자 입장에서 평가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지수와 함께 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조사 결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은 실제로 소셜임팩트의 영향이 막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시점에서 시장 점유율 1위라고 하더라도 사회적 평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수성(守城)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 부동의 1위는 KT다. KT의 인터넷TV(IPTV) 서비스인 올레tv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하반기 기준 21.96%. 2위인 SK브로드밴드(15.15%)와 3위 LG유플러스(12.99%)를 크게 앞서고 있다.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9.56%)와 최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현대HCN(4.58%)까지 합치면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절대 강자’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브랜드’를 묻는 조사에선 점유율과 반대로 KT와 SK브로드밴드의 순위가 뒤바뀌는 ‘이변’이 벌어졌다.

점유율 2위지만 신뢰 1위 SK브로드밴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된 ‘2020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 소셜임팩트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가장 신뢰하는 유료방송으로 SK브로드밴드를 꼽았다. 응답자 36.1%가 SK브로드밴드를 선택했다. KT는 27.8%로 2위였다. 두 회사는 지난해 첫 조사에서 SK브로드밴드 34.5%, KT 32.2%로 오차범위(4.4%) 내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년 새 격차가 벌어졌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 같은 해외 업체와 망 사용료 대가 등을 놓고 강경 대응에 나선 일이 화제가 되면서 브랜드 인지도, 신뢰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선 SK텔레콤 54.1%, KT 30.7%, LG유플러스 15.2%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3사 순위는 시장 점유율 순위와 같았지만 SK텔레콤의 소셜임팩트 평가는 점유율(8월 기준 41.7%)을 웃돈 반면 LG유플러스는 점유율(21%)보다 평가가 낮았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독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신뢰한다고 답한 사람은 68.3%에 달했다. 작년 같은 조사에서의 응답 비율인 61.8%보다 6.5%포인트 높아졌다. LG전자(15.3%)와 애플(14.9%)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는 애플을 신뢰한다는 답변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작년 애플 아이폰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9%였지만 올해는 14.9%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5G 이동통신과 폴더블(접는), 스위블(돌리는)폰 등 다양한 폼팩터(기기 구조)를 내놓는 동안 애플은 이렇다 할 혁신을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넷플릭스 응답률 급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문에선 지난해와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작년에 이어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지만 응답률이 52.5%에서 36.0%로 대폭 감소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유튜브 앱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83%에 이르는 4319만 명, 월 평균 사용 시간은 29.5시간으로 나타났다. 2위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12시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다. 하지만 기업 소셜임팩트 조사에선 여기에 훨씬 못 미치는 응답률이 나왔다. 유튜브를 통한 가짜 뉴스, 뒷광고 등의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8%에 불과했던 넷플릭스는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20.2%로 유튜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네이버TV는 지난해와 비슷한 14.6%를 기록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가 손잡고 만든 웨이브(WAAVE)는 4%에 그쳤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의 푹은 각각 7.6%, 2.4%를 기록했다. 합산하면 10%에 달하지만 정작 두 회사의 통합 서비스는 이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신뢰를 받은 것이다. 아직 소비자들이 통합 서비스에 대해 낯설게 생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미디어 부문에선 인스타그램(32%)이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28.7%)보다 3%포인트 이상 응답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공동 1위였던 카카오스토리는 올해 26.5%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처음 신설된 게임 부문에선 카카오게임즈가 29.1%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대표 게임 회사인 NC소프트(17.1%), 넥슨(16.2%), 넷마블(11.9%) 등 이른바 ‘3N’보다 높은 응답률이었다. 게임 회사 규모로 볼 때는 카카오게임즈가 작지만 카카오 브랜드가 주는 익숙함과 지난 9월 상장으로 회사 이름이 많이 거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바일결제 부문은 지난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삼성페이가 28.8%로 1위를 차지했고 네이버페이(19.4%)와 카카오페이(19.3%)가 오차범위 내 공동 2위였다.

이승우/홍윤정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