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의 한 투표소 주변. 주용석 특파원
버지니아주의 한 투표소 주변. 주용석 특파원
미국 대선이 3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가 "개표는 대선 당일 밤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우편투표가 250만장 이상 도착했다고 밝히면서입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입니다. 때문에 펜실베이니아 개표가 늦어지면 미 대선 승자 확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혼란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한국 시간 4일 아침 7시쯤 한국경제TV와의 전화 통화입니다.


질문1> 미 대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마감한 미 증시는 어땠습니까.
美 대선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오늘 밤 개표 안 끝날 것" [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오늘 뉴욕증시는 500포인트 이상 급등 마감했습니다. 미 대선 후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주가 상승에 대해 바이든 당선과 민주당의 상
·하원 승리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결과라고 해석했습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하면 지금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생각하는 것보다 대규모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입니다.

대선 직전까지 진행됐던 민주당 지도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5차 부양책 협상에서, 민주당은 2조4000억달러, 트럼프 행정부는 1조9000억달러, 공화당은 5000억달러 가량을 제시했습니다.
만약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싹쓸이 시나리오, 즉 블루 웨이브(민주당 상징색인 푸른색 물결)가 현실화되면 민주당이 제안한 부양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월가가 주식 매수에 나섰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선 결과를 알기 힘든 혼란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경우 추가 경기부양책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져 주식시장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습니다.


질문2> 이번 대선은 상황이 상황인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첩전 양상이 예상되지 않습니까. 현재 판세는 어떤가요.

美 대선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오늘 밤 개표 안 끝날 것" [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미국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는 초박빙입니다. 선거 하루 전인 어제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6대 경합주 판세를 보면 바이든 우세가 2.6%포인트에 불과합니다. 이틀 전 3.1%포인트보다도 줄어들었습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우세는 각각 1.7%포인트와 2.5%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0.5%포인트 차로 추월했고 애리조나 주에서도 바이든 우세가 0.5%포인트 차로 줄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맹추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 언론들도 전반적인 여론조사에선 바이든이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대역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3> 미 대선 최종 결과는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고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데요. 이 시간 이후 눈여겨봐야할 사항들을 정리해주신다면.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전 10시쯤부터 개표가 시작되는 플로리다주 결과가 중요합니다. 플로리다는 투표 종료후 곧바로 개표를 하는데다, 주 규정에 따라 투표일 전에 도착한 우편투표 개표 작업을 상당부분 미리 해놨기 때문에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후 1시반~2시쯤이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여기서 바이든이 이긴다면 사실상 바이든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플로리다를 포함해서 6대 경합주에서 승리하면서 대선에서 이겼습니다. 플로리다엔 6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습니다.

게다가 바이든은 4년전 민주당이 패했던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도 꽤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美 대선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오늘 밤 개표 안 끝날 것" [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면 상황은 안갯속이 될 전망입니다. 일단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다른 격전지 개표 결과를 봐야하는데, 결과가 언제 나올지 불확실합니다. 펜실베이니아는 미국 시간으로 6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도 인정합니다. 대선 전 도착한 우편투표에 를 선거일 전 개봉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개표 결과가 확정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캐시 부크바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은 우편투표가 250만장 이상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유권자들이 신청한 우편투표가 약 300만장 가량인데 이 중 81%가 돌아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펜실베이니아주)개표는 대선 당일 밤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하이오 같은 경합주는 13일까지 우편투표를 받습니다. 텍사스(4일 도착 우편투표까지 인정), 아이오와(9일), 네바다(10일), 미네소타(10일), 노스캐롤라이나(12일) 등 다른 경합주도 대선 후 일정기간까지 우편투표를 받습니다. 즉, 승자 확정이 장기간 늦어질 수 있는겁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등을 문제 삼아 소송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입니다. 미 대선이 법정 소송으로 가게되면 결과가 늦게 나오는건 물론 양측 지지자간 충돌 등 불미스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미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메사추세츠 텍사스 오리건 등 여러 주에서 주 방위군을 배치했거나 대기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