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앤트그룹 상장 무기한 연기에…증발한 마윈 재산 '3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가 폭락했다. 앤트그룹의 대주주인 마윈의 재산도 3조원 이상 사라졌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날보다 25.27포인트(8.13%) 폭락한 285.57달러에 마감했다. 2015년 1월 29일 이후 5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알리바바의 지분 4.2%를 보유한 마윈의 주식 보유 가치는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줄었다.

알리바바의 주가 하락에는 중국 금융당국이 세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앤트그룹의 상장을 연기시킨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앤트그룹은 오는 5일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알리바바는 앤트그룹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이날 공고문을 통해 앤트그룹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홍콩증권거래소도 앤트그룹의 상장을 중단한다고 공고했다.

상하이거래소는 “앤트그룹의 실질 소유주와 경영진이 (규제) 관련 부처와 감독 관리에 관한 웨탄(約談·면담이라는 뜻으로 정부 당국이 지시, 경고하는 자리)을 진행했고, 회사 측이 금융 기술 감독 환경 변화 등 중대한 사항을 보고해 기존 상장 조건이나 공시 내용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상장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약 345억달러(약 39조원)의 사상 최대 규모 자금 조달이 예정됐던 앤트그룹의 상장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갑작스런 IPO 중단으로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상하이 증시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515만명이 참여해 총 2조8000억달러가 몰렸다. 홍콩 증시 공모에도 155만명의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받기 위해 1조3000억홍콩달러(약 190조4500억원)를 들고 참여한 상태다.

앤트그룹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불편을 초래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두 증권거래소의 해당 규제에 따라 후속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