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대선 후 한국에 닥칠 '3대 과제', 돌파할 역량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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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 봉합하고 다시 나올 미국, 국제이슈 주도할 것
통상·개방국에 닥칠 '새 세계질서' 수용역량 시험대
경제·안보 '회색외교' 오래 못가…대미관계 정비해야
통상·개방국에 닥칠 '새 세계질서' 수용역량 시험대
경제·안보 '회색외교' 오래 못가…대미관계 정비해야
숱한 논란과 갈등, 예측 불허의 혼돈 속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압승을 거뒀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은 우편투표 개표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이를 인정치 않고 있다. 특히 뒤늦게 도착할 우편투표를 둘러싼 논란이 연방대법원으로 갈 수도 있어 2000년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은 대선 때처럼 장기간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당장 미국 국채 선물가격이 폭락하는 등 시장 반응이 심상치 않다.
누가 되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제·안보 공히 ‘한국의 국제좌표’를 냉철히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은 진작에 나왔다.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형 국가인 대한민국 앞에 펼쳐질 새로운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질서)’는 어떤 모습일까. 기회일까, 시련일까.
이번 선거는 미국 밖 ‘세계시민’에게도 많은 반성과 성찰할 거리를 던져줬다. 무책임한 선동과 포퓰리즘, 갈등을 증폭시키는 분열의 정치, 저급 정치에 계속 예속돼가는 경제, 선거민주주의의 한계 같은 숱한 문제점들이다. 정치 선진사회 미국에서도 어쩔 수 없는 민주주의의 퇴행이다. 하지만 국외자로서 비판·논평이나 하고 있기에는 우리 현실이 더 한심하고 부끄럽다. ‘퇴보와 타락’ ‘분열과 대립’으로 치면 한국 정치야말로 최악이다.
극한 대치든, 민주주의 타락이든 미국 정치를 걱정할 게 아니라, 우리가 문제다. 미 대선 후 대한민국이 부딪힐 메가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무엇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개방·자유무역 질서의 대전환 가능성이다. 최근 몇 년간 벌어진 미·중 갈등을 보면 상식·보편의 규칙도, 모두 인정할 만한 합리적 원리도 따로 없다. 무역전쟁을 넘어 기술·금융대전으로 확대된 양국 간 전면전에 원칙이 있다면 국익과 미래 선점뿐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이 경쟁이 바로 수그러들 것으로 보기 어렵다. 수출주도형, 개방지향적 한국 경제가 먼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툭하면 발표되는 ‘반(反)덤핑 리스트’나 때로는 의도적이기도 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봐도 미국식 보호주의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무섭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의 통상 압박도 부담스럽지만, 중국의 거친 행보도 결코 덜하지 않다. 대미(對美)통상에서나 수세적일 뿐, ‘사드 보복’ ‘BTS 인터뷰 생트집’을 보면 관세·비관세장벽 구분도 없는 중국이 때로는 훨씬 위협적인 것도 사실이다.
군사·안보에서의 국제질서도 예측불허다. 복잡다단해지는 미·중 대립 속에 미·북 관계 및 북핵 해법이라는 ‘한반도 안보 과제’까지 겹쳐 안고 있는 게 우리 외교 현실이다.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는 차치하고 남북 간 평화 공존도 지난하기만 하다. 한국·일본 간의 비정상적 갈등도 한·미, 미·일의 구도와 떼어놓고 보기 어려운데도 대미외교는 전혀 미덥지 못하다. 한국 외교의 기본 축이 대미관계라는 것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와 적극적인 관계개선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급류 속에 코로나 위기 극복에서도 미국은 고유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기존 국제규범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가 대두될 수도 있다. 이 또한 미국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은 우리에게 기회일까, 위기일까. 새로운 메가트렌드에 한국은 적극 동참하고, 모범이 되고, 앞장설 수 있을까. 아니면 종족·부족 국가로 퇴행하며, ‘갈라파고스 규제’의 섬으로 전락할까. 정치뿐 아니라 기업 규제법, 노조 편향 행정, 거꾸로 가는 교육 정책까지 모두 그런 차원에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치열한 선거의 후유증도 크지만, 미국은 어떻게든 혼란을 수습하고 갈등을 봉합할 것이다. 그러면서 국제 리더십을 정비하고, 반중 연대축인 ‘쿼드 체제’ 등에서 한국에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혈맹의 과거’와 ‘인류 보편 가치의 미래’를 함께 보면서 지혜롭게 나아가야 할 때다. 이는 외교부만의 일도, 문재인 정부만의 과제도 아니다. 기업들도 더 긴장하면서 기민하게 선거 이후의 미국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대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이 시점에서 국익 외에 다른 고려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누가 되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제·안보 공히 ‘한국의 국제좌표’를 냉철히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은 진작에 나왔다.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형 국가인 대한민국 앞에 펼쳐질 새로운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질서)’는 어떤 모습일까. 기회일까, 시련일까.
이번 선거는 미국 밖 ‘세계시민’에게도 많은 반성과 성찰할 거리를 던져줬다. 무책임한 선동과 포퓰리즘, 갈등을 증폭시키는 분열의 정치, 저급 정치에 계속 예속돼가는 경제, 선거민주주의의 한계 같은 숱한 문제점들이다. 정치 선진사회 미국에서도 어쩔 수 없는 민주주의의 퇴행이다. 하지만 국외자로서 비판·논평이나 하고 있기에는 우리 현실이 더 한심하고 부끄럽다. ‘퇴보와 타락’ ‘분열과 대립’으로 치면 한국 정치야말로 최악이다.
극한 대치든, 민주주의 타락이든 미국 정치를 걱정할 게 아니라, 우리가 문제다. 미 대선 후 대한민국이 부딪힐 메가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무엇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개방·자유무역 질서의 대전환 가능성이다. 최근 몇 년간 벌어진 미·중 갈등을 보면 상식·보편의 규칙도, 모두 인정할 만한 합리적 원리도 따로 없다. 무역전쟁을 넘어 기술·금융대전으로 확대된 양국 간 전면전에 원칙이 있다면 국익과 미래 선점뿐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이 경쟁이 바로 수그러들 것으로 보기 어렵다. 수출주도형, 개방지향적 한국 경제가 먼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툭하면 발표되는 ‘반(反)덤핑 리스트’나 때로는 의도적이기도 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봐도 미국식 보호주의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무섭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의 통상 압박도 부담스럽지만, 중국의 거친 행보도 결코 덜하지 않다. 대미(對美)통상에서나 수세적일 뿐, ‘사드 보복’ ‘BTS 인터뷰 생트집’을 보면 관세·비관세장벽 구분도 없는 중국이 때로는 훨씬 위협적인 것도 사실이다.
군사·안보에서의 국제질서도 예측불허다. 복잡다단해지는 미·중 대립 속에 미·북 관계 및 북핵 해법이라는 ‘한반도 안보 과제’까지 겹쳐 안고 있는 게 우리 외교 현실이다.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는 차치하고 남북 간 평화 공존도 지난하기만 하다. 한국·일본 간의 비정상적 갈등도 한·미, 미·일의 구도와 떼어놓고 보기 어려운데도 대미외교는 전혀 미덥지 못하다. 한국 외교의 기본 축이 대미관계라는 것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와 적극적인 관계개선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급류 속에 코로나 위기 극복에서도 미국은 고유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기존 국제규범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가 대두될 수도 있다. 이 또한 미국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은 우리에게 기회일까, 위기일까. 새로운 메가트렌드에 한국은 적극 동참하고, 모범이 되고, 앞장설 수 있을까. 아니면 종족·부족 국가로 퇴행하며, ‘갈라파고스 규제’의 섬으로 전락할까. 정치뿐 아니라 기업 규제법, 노조 편향 행정, 거꾸로 가는 교육 정책까지 모두 그런 차원에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치열한 선거의 후유증도 크지만, 미국은 어떻게든 혼란을 수습하고 갈등을 봉합할 것이다. 그러면서 국제 리더십을 정비하고, 반중 연대축인 ‘쿼드 체제’ 등에서 한국에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혈맹의 과거’와 ‘인류 보편 가치의 미래’를 함께 보면서 지혜롭게 나아가야 할 때다. 이는 외교부만의 일도, 문재인 정부만의 과제도 아니다. 기업들도 더 긴장하면서 기민하게 선거 이후의 미국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대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이 시점에서 국익 외에 다른 고려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