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는 미국 의회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백악관에 입성할지, 상원과 하원은 어느 당이 과반을 차지할지 등 시나리오별 결과를 놓고 각 투자기업이 셈법 고민에 빠진 이유다.

"美증시, 승자 확정되면 예외없이 올랐다"
투자리서치기업 CFRA가 1945년부터 자료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증시에 가장 유리한 조합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상원과 하원 과반은 각각 다른 정당이 차지한 때였다. 이 경우 S&P500지수 평균 상승률은 13.6%였다. 증시 상장률이 가장 낮은 조합은 공화당에서 대통령이 나오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경우다. S&P500 평균 상승률이 4.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의회 상·하원을 장악하는 정당이 어디인지보다 권력 균형이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LPL파이낸셜 자료에 따르면 1950년부터 상원과 하원 우위 정당이 서로 다른 ‘권력분점’ 시기에 연평균 주가 수익률은 17.2%였다. 반면 양원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했을 때는 13.4%, 민주당이 장악했을 때는 10.7%에 그쳤다. 라이언 데트릭 LPL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은 어느 한 정당이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견제와 균형’ 시나리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권력이 나뉘어 있을 때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어느 쪽이 선거에서 이기든 증시 추이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는 이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어느 정당이 백악관을 장악하든 대선 이후 주가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1984년부터 2016년까지 아홉 번 치러진 대선일마다 S&P500지수는 평균 0.8% 올랐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리서치기업 펀드스트랫의 토머스 리 리서치부문장은 “증시는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는지보다 미국 대통령이 결정된다는 사실 자체에 더 반응할 것”이라며 “어느 후보든 당선되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증시는 오른다”고 내다봤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와중엔 역사적 선례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증시에 가장 나쁜 시나리오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조합을 꼽았다. NYT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싹쓸이하는 ‘블루웨이브’가 증시엔 최상의 조합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경기부양 지출 규모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