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다 주의회 특별위원회는 당시 부시와 고어 간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경우 의회 차원에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임명을 검토하기 위한 특별회기 소집을 요구하는 동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한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특별위원회에서 표결을 통해 특별회기 개회 요구 동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민주당 측은 위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양측의 싸움이 격화됐다.
이후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12월 8일 무효표 논란을 빚은 표들을 즉각 수작업 재검표하는 한편 다른 카운티의 ‘논란표’도 재개표하도록 판결했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또 팜비치 카운티가 수검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정부 집계에 반영하지 못한 215표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부분적 수검표로 집계된 168표도 고어 후보의 득표에 포함시키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시와의 격차는 당초 537표에서 154표로 좁혀지게 됐다.
하지만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나흘 뒤인 12일 연방대법원이 재검표를 최종 기각하면서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다음날인 13일 고어 후보는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투표가 끝난 지 36일 만의 일이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