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쑥쑥' 대어로 크는 카카오뱅크…IPO 기대감 후끈

장외서 9만5000원 거래…시가총액만 35조원
몸값 10조원 달할 것이란 분석도
"안전성 우려…자본 확충 문제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무섭다. 매분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내년 기업공개(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당가격은 9만5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12만5000원까지 올랐던 걸 감안할 때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장외 주식 시세를 발행주식수 3억6509만주에 대입하면 시가총액은 35조원에 달한다. 국내 1위 KB금융(17조원)과 신한금융(16조원)을 합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순이익 늘어나고 연체율 양호

카카오뱅크는 전날 올 3분기 4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전분기 대비 51.5% 증가한 순이익을 거뒀다.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58%가 늘었다.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이 1년새 5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출 자산이 늘어나면서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3분기까지 2908억원의 이자 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1732억원) 대비 67.9% 증가한 규모다.

비이자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도 영향이 컸다. 3분기 순수수료 이익은 41억원으로 올해 누적으로는 3억7000만원 흑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1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걸 감안할 때 폭발적인 성장세다.

3분기 연체율도 0.23%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2분기와 비교해 0.1%포인트 상승했지만 5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3분기 평균 연체율 0.24%보다 낮다.

커지는 IPO 기대감…대어로 자라날까

카카오뱅크는 내년 IPO를 앞두고 있다. 상장을 위해 지난 9월 감사인 지정 신청을 끝냈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입찰제안서를 발송하고 주관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탈'을 새 주주로 맞았다. TPG캐피탈은 카카오뱅크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는 다르다. 기존 은행과 달리 혁신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와 대출의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몸값은 적게는 7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에 달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과도한 기대라는 반론도 있다. 순이익 규모가 시중은행의 5%에도 불과한 만큼 기존 은행과 직접 비교·투자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2017년 설립된 3년된 회사다.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할 수 없다"며 "카카오뱅크의 실적을 5대 은행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자본 확충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