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시민청원 코너에 올라오고 있는 9호선 직결 청원글. 인천시 홈페이지 캡처
인천시 시민청원 코너에 올라오고 있는 9호선 직결 청원글. 인천시 홈페이지 캡처
서울 9호선과 공항철도를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 서울시와 인천시의 예산분담 갈등으로 오는 2023년 개통이 불투명해졌다. 인천시민들은 직결사업 공정률이 75%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중단은 있을 수 없다며 정부, 서울시, 인천시에 사업재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시민도 이용하는 노선이니 사업비 일부를 부담해 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을 인천시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노선 차량 구입비 200여억원을 국가에 반납하게 되면서 개통일 연장설이 나오고 있다. 국비 예산은 2~3개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 9호선과 공항철도를 연결하면 김포공항역에서 환승없이 인천국제공항이나 강남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검단주민총연합회,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루원총연합회 등 인천지역의 시민단체들은 5일 인천시청에서 9호선의 공항철도 직결연장사업 재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서울과 인천시가 힘겨루기 하면서 9호선 직결사업이 자초위기에 처했다며 사업 재개를 주장했다.

이들은 "9호선 연장은 1999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추진한 사업으로 이미 궤도연결공사를 마치고 전기신호를 거쳐 열차투입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열차구입비 556억원, 전기신호 사업비 401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인천시민들도 직결 혜택을 보기 때문에 40억원의 사업비 부담을 서울시가 요구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서울 강남지역의 인천국제공항 접근성 제고를 위해 서울시가 단독으로 75%나 진행시켜 놓고 이제와서 법적 근거도 없이 인천시에 사업비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국토부가 서울시의 횡포를 방관하고 인천시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는 인천홀대이기 때문에 300만 인천시민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 청원게시판에도 9호선 직결을 요구하는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청원인은 “서구에서 강남으로 가는 광역버스는 부천을 경유하면서 교통체증까지 겹칠 경우 통근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인천시에서 서울시에 항의를 하든, 합의를 요구하든 공항철도 직결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지어달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글은 5일 현재 3104명의 동의를 얻어 인천시가 답변을 해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민의 수혜를 이유로 서울시에서 건설·운영 중인 서울도시철도9호선 구간에 투입되는 직결사업비를 일부(40~120억원)를 부담하라는 요구는 법적근거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1999년부터 직결을 고려해 연결선 등이 설치된 상태로 사실상 마무리단계이므로 이러한 요구는 부당하고, 우리 시에 책임 전가하는 억지"라며 "서울시에 더 이상 직결사업이 지연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