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탑 무너질라" 전국 수능생 '코로나 방역관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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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가족 업소 '셀프휴업'…생업 미루며 노심초사
"열만 나도 안절부절"…수능출정식 대신 '영상응원'
"다중밀집시설 접촉 피하고 학습공간 수시 환기해야"
다음 달 3일 실시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수년간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과 학교 측에서도 감염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울산에서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자녀의 전담 운전기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동안 버스나 택시를 이용했지만, 얼마 전부터 등·하교뿐 아니라 일주일에 2∼3번 학원을 오갈 때에도 항상 승용차를 태워주고 있다.
혹시 모를 감염 상황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A씨는 "수능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아무래도 감염이 가장 걱정된다"며 "이렇게라도 해야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에서 고3 딸과 함께 사는 B씨는 옷방 한쪽에 독서실 책상을 놓고 딸을 위한 독서실을 새로 마련했다.
올해 초까지 외부 독서실 회원권을 끊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로는 될 수 있으면 집에서 공부하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씨는 "될 수 있는 대로 승용차로 등하교를 함께 하고, 주말에는 독서실 대신 집에서 공부하도록 했다"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온가족이 코로나19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보조제나 주사제 등 보조 치료를 통해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시험 당일 단순한 감기나 컨디션 저하로 고열, 인후통 등이 보일 경우에도 유증상자로 분류돼 별도의 시험장에서 응시해야 하는 만큼 수험생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재수생 이모(20)씨는 면역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며칠 전 비타민D 주사를 맞았다.
이씨는 "설령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더라도 수능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유증상자로 분류되면 시험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인 안모(18)양도 "부모님께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각종 한약과 비타민 등을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수험생과 함께 지내는 가족들 또한 자신의 감염으로 수험생이 전염되거나 자가격리자가 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방역에 필사적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50대 C씨는 고3 딸이 수능을 마치기 전까지 운영하던 안경점 2곳 중 대학병원 인근에 있는 2호점의 영업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손님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섞여 있으면 자신을 통해 딸의 수능 준비에 큰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C씨는 "얼마 전 딸이 감기에 걸려 2주간 열이 났는데 온 가족이 마음을 졸였다"며 "영업 중단으로 인해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현재로서는 딸의 수능 준비에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3 딸을 둔 최모(49)씨도 최근 개인위생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 외부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
최씨는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될 수 있으면 모임을 삼가고 있다"며 "수능이 끝날 때까지 회사와 집만 오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각 학교에서도 수험생들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일 고등학생 확진자가 나온 경남에서는 인근 학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경남도교육청은 확진자가 나온 학교 1곳과 정문을 함께 쓰는 학교 1곳을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또 인근 학교 4곳 학생들에게 KF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다행히 전날 오후 늦게 추가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오늘부터 등교수업으로 전환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수험생 피해가 없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신정고등학교는 매년 강당에서 다 같이 모여 개최하던 수능 출정식을 올해는 각 교실에서 열기로 했다.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만든 수능 응원 영상을 교내 방송을 통해 각 반에서 시청할 예정이다.
수능 전날 이뤄지는 수험표 배부도 교실 대신 운동장에서 거리두기를 한 채 진행하기로 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특히 방역에 유의해야 한다"며 "학습 공간을 수시로 환기하고 도서관이나 카페 등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일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동철 김용태 한지은 김솔 기자)
/연합뉴스
"열만 나도 안절부절"…수능출정식 대신 '영상응원'
"다중밀집시설 접촉 피하고 학습공간 수시 환기해야"
다음 달 3일 실시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수년간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과 학교 측에서도 감염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울산에서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자녀의 전담 운전기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동안 버스나 택시를 이용했지만, 얼마 전부터 등·하교뿐 아니라 일주일에 2∼3번 학원을 오갈 때에도 항상 승용차를 태워주고 있다.
혹시 모를 감염 상황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A씨는 "수능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아무래도 감염이 가장 걱정된다"며 "이렇게라도 해야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에서 고3 딸과 함께 사는 B씨는 옷방 한쪽에 독서실 책상을 놓고 딸을 위한 독서실을 새로 마련했다.
올해 초까지 외부 독서실 회원권을 끊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로는 될 수 있으면 집에서 공부하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씨는 "될 수 있는 대로 승용차로 등하교를 함께 하고, 주말에는 독서실 대신 집에서 공부하도록 했다"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온가족이 코로나19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보조제나 주사제 등 보조 치료를 통해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시험 당일 단순한 감기나 컨디션 저하로 고열, 인후통 등이 보일 경우에도 유증상자로 분류돼 별도의 시험장에서 응시해야 하는 만큼 수험생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재수생 이모(20)씨는 면역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며칠 전 비타민D 주사를 맞았다.
이씨는 "설령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더라도 수능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유증상자로 분류되면 시험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인 안모(18)양도 "부모님께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각종 한약과 비타민 등을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수험생과 함께 지내는 가족들 또한 자신의 감염으로 수험생이 전염되거나 자가격리자가 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방역에 필사적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50대 C씨는 고3 딸이 수능을 마치기 전까지 운영하던 안경점 2곳 중 대학병원 인근에 있는 2호점의 영업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손님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섞여 있으면 자신을 통해 딸의 수능 준비에 큰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C씨는 "얼마 전 딸이 감기에 걸려 2주간 열이 났는데 온 가족이 마음을 졸였다"며 "영업 중단으로 인해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현재로서는 딸의 수능 준비에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3 딸을 둔 최모(49)씨도 최근 개인위생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 외부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
최씨는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될 수 있으면 모임을 삼가고 있다"며 "수능이 끝날 때까지 회사와 집만 오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각 학교에서도 수험생들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일 고등학생 확진자가 나온 경남에서는 인근 학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경남도교육청은 확진자가 나온 학교 1곳과 정문을 함께 쓰는 학교 1곳을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또 인근 학교 4곳 학생들에게 KF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다행히 전날 오후 늦게 추가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오늘부터 등교수업으로 전환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수험생 피해가 없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신정고등학교는 매년 강당에서 다 같이 모여 개최하던 수능 출정식을 올해는 각 교실에서 열기로 했다.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만든 수능 응원 영상을 교내 방송을 통해 각 반에서 시청할 예정이다.
수능 전날 이뤄지는 수험표 배부도 교실 대신 운동장에서 거리두기를 한 채 진행하기로 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특히 방역에 유의해야 한다"며 "학습 공간을 수시로 환기하고 도서관이나 카페 등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일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동철 김용태 한지은 김솔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