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액의 0.3∼0.4%, 직급별 모금 등 예시도 있어
무늬만 자율인 공무원 연말모금 관행…부산시의회서 개선책 모색
매년 연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모금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부산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원내대표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말 공무원 모금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조철호 원내대표, 박민성 원내부대표, 이정화·제대욱 원내대변인, 여정섭 노조위원장, 김종수 수석부위원장, 권영정 여성부위원장, 김대영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의원들과 노조에 따르면 매년 부산시는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 국가보훈처의 국군장병 위문 성금, 대한결핵협회 크리스마스 실 성금 모금을 하고 있다.

이중 국군장병 위문 성금은 1968년 김신조 등 무장 간첩의 청와대 습격 사건 이후 '대간첩작전 원호대책위원회'가 설치되면서 모금한 것이 그 시초다.

간담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병사 월급이 대폭 증가하는 등 군인복지가 향상되면서 시대적 변화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오갔다.

참석자들은 이와 관련해 오히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모금을 하는 것이 시의적절한 방향일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국가보훈처 공문을 보면 기관별 자율이라고 하면서도 '봉급액의 0.3∼0.4%', '직급별 모금' 등 예시를 두고 있어 모금 방식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여 위원장은 "현재 모금방식은 목표액을 정해놓고 직급별 기준액을 제시하고 있어 자율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율이 아니다"며 "부서별로 참여 인원과 모금액을 공문으로 제출하기에 부서원들이 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돼 반강제적으로 동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서별로 모금함을 만들어 자율적인 모금을 하는 등 새로운 모금 방식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원내대표는 "성금 모금은 그 사회적 중요성이 매우 크나, 자발적으로 이뤄졌을 때 의미도 있고 보람된 일"이라며 "자율 실시라는 미명하에 관례로 모금하는 것은 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자발적이면서도 더욱 의미 있는 모금방식을 발굴해 어려운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