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에 7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화물 영업에 주력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전 분기에 이어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화물 태운 대한항공, 3분기도 흑자
대한항공은 3분기 매출 1조550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잠정 공시했다. 여객 수요 급감에 따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하지만 화물기 가동률이 늘고, 여객기까지 활용해 화물 운송을 극대화한 덕분에 영업흑자를 낼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 중 두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낸 건 대한항공뿐이다. 미국의 델타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AA)은 3분기 각각 6조1036억원과 2조713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합작사인 에어프랑스·KLM그룹도 같은 기간 1조3883억원의 적자를 냈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이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잇달아 화물기 공급을 확대하면서 올여름 항공화물 운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지난 9월 여객기 두 대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해 투입하는 등 화물기 가동률을 높였다. 또 고객사를 적극 유치해 화물 탑재율도 높이는 등 수익 극대화에 주력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항공업계의 평가다.

두 분기 연속 흑자엔 임직원들의 희생도 밑거름이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부터 전체 직원의 70%에 달하는 1만여 명이 돌아가면서 한 달씩 쉬고 있다. 임원은 급여를 최대 50% 반납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항공사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한 것과 비교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올 4분기에도 여객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컨테이너선 등 해상 운송 부족에 따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항공화물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