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안보·통상 연계…기존 무역장벽 낮추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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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美 신정부 출범과 한국에의 시사점 좌담회'
일방적 관세 부과엔 반대 입장
中의 불공정무역 제재엔 강경
전통 우방국과 연대 강화 예상
WTO에서 역할 회복 움직임도
한·미재계회의 17~18일 개최
일방적 관세 부과엔 반대 입장
中의 불공정무역 제재엔 강경
전통 우방국과 연대 강화 예상
WTO에서 역할 회복 움직임도
한·미재계회의 17~18일 개최
“국가 안보와 통상을 연계하고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입니다.”(최석영 외교부 경제통상대사)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지만 ‘자국 우선주의’는 변함없을 것입니다.”(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외교·통상 전문가들의 평가다. 바이든 후보도 ‘미국 우선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대(對)중국 제재 등의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석자들은 바이든이 ‘다자주의에 기반한 미국 우선주의’ 경제·통상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 대사는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합의한 ‘1단계 무역 협상’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을 정도로 중국의 불공정무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라며 “중국의 노동, 인권, 환율, 산업보조금, 국영기업 지원 등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중국에 양보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분야에서 독단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동맹국들의 피해를 감안해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협력을 구할 것이란 얘기다.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란 지적도 있다. 최 대사는 “트럼프의 무역 조치는 행정명령이 아니라 의회를 거친 법률에 의한 행동이었다”며 “바이든이 수입 규제에 반대한다고 얘기했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는 안 취하겠다’ 정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무역장벽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자주의’ 기조에 따라 미국이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재가입을 추진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윤 팀장은 “바이든은 다자주의란 국제규범 틀 안에서 WTO 개혁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며 “노동과 환경 기준 강화를 전제로 CPTPP 재가입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일(對日)·대중(對中) 통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윤 팀장은 “중국 제재 때 동맹국과 내용을 세부적으로 조율한다면 한국은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이해를 구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총장은 “복잡한 시기일수록 ‘한·미동맹에 기초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한·미 관계의 기초가 단단하면 중국과 잘 지낼 수밖에 없다는 한국 입장을 미국이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미국의 대북 정책은 유엔의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킨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전경련은 미국 상공회의소와 공동 개최해 온 최고위급 민간 경제협력 채널인 ‘한·미재계회의 제32차 총회’를 이달 17~18일 전경련회관에서 열 계획이다. 한·미통상협력 과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한국형 뉴딜과 비즈니스 기회 등을 의제로 한 이번 회의에서는 통상·외교 분야 정부 인사 및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지만 ‘자국 우선주의’는 변함없을 것입니다.”(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외교·통상 전문가들의 평가다. 바이든 후보도 ‘미국 우선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대(對)중국 제재 등의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자주의에 기반한 미국 우선주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한국에의 시사점’ 좌담회를 열었다. 김종훈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전 새누리당 의원) 사회로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전 주미대사), 최석영 대사, 폴 공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윤여준 팀장이 토론과 발제에 참여했다.참석자들은 바이든이 ‘다자주의에 기반한 미국 우선주의’ 경제·통상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 대사는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합의한 ‘1단계 무역 협상’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을 정도로 중국의 불공정무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라며 “중국의 노동, 인권, 환율, 산업보조금, 국영기업 지원 등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중국에 양보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분야에서 독단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동맹국들의 피해를 감안해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협력을 구할 것이란 얘기다.
“동맹국과 공조 강화할 것”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법 201조(세이프가드) 등에 근거한 일방적 관세 부과와 관련해선 ‘관세장벽이 높아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윤 팀장은 “바이든은 일방적 관세 부과에 반대한다”며 “국제 규범의 틀 안에서 전통 우방국과 공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란 지적도 있다. 최 대사는 “트럼프의 무역 조치는 행정명령이 아니라 의회를 거친 법률에 의한 행동이었다”며 “바이든이 수입 규제에 반대한다고 얘기했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는 안 취하겠다’ 정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무역장벽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자주의’ 기조에 따라 미국이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재가입을 추진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윤 팀장은 “바이든은 다자주의란 국제규범 틀 안에서 WTO 개혁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며 “노동과 환경 기준 강화를 전제로 CPTPP 재가입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일(對日)·대중(對中) 통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사이 기계적 중립 포기해야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안 총장은 “상원 외교위원장 경력이 있는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이전 수준의 ‘끈끈한 관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안 총장은 “지난 4년간 미국의 전통적인 다자주의·동맹이 많이 훼손됐고 트럼프의 정책 기조(트럼피즘)가 상당 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의 기류 변화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윤 팀장은 “중국 제재 때 동맹국과 내용을 세부적으로 조율한다면 한국은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이해를 구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총장은 “복잡한 시기일수록 ‘한·미동맹에 기초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한·미 관계의 기초가 단단하면 중국과 잘 지낼 수밖에 없다는 한국 입장을 미국이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미국의 대북 정책은 유엔의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킨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전경련은 미국 상공회의소와 공동 개최해 온 최고위급 민간 경제협력 채널인 ‘한·미재계회의 제32차 총회’를 이달 17~18일 전경련회관에서 열 계획이다. 한·미통상협력 과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한국형 뉴딜과 비즈니스 기회 등을 의제로 한 이번 회의에서는 통상·외교 분야 정부 인사 및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