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한류' 일본 유행어 대상 후보 올랐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제4차 한류'가 한 해 동안 일본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신조어 및 유행어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 출판사인 자유민국사는 사랑의 불시착/제4차한류붐 등 30개 단어를 '2020년 신조어·유행어 대상' 후보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자유민국사는 1984년부터 36년째 한 해 동안 사회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화제를 불렀던 유행어를 정리해 '현대용어의 기초지식'이라는 책으로 펴내고 있다. 그해 일본의 사회상과 일본어 사용자의 인식을 엿볼수 있기 때문에 일본 미디어들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배로 갚아주기' 등이 지금까지 대상을 받은 유행어다. 일본에서 럭비월드컵이 열린 지난해는 일본 대표팀의 슬로건 '원팀'이 대상을 받았다. 대상 및 '톱10'은 다음달 1일 발표된다.

한국의 드라마가 일본 유행어 대상 후보로 오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일본 사회가 한국 문화에 열광했다는 의미다.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놓고 우리나라와 대립하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조차 사랑의 불시착 팬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주도한 K-팝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제4차 한류붐 역시 일본에서 단연 화제가 됐다. JYP엔터테인먼트가 한국식 아이돌 양성 시스템을 통해 길러낸 일본의 신인 걸그룹 니쥬도 유행어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영향으로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코로나19 관련 단어들이었다. '아베노마스크(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전 일본 국민에게 면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한 정책)', 'PCR검사', '뉴노멀', '3밀(밀집·밀접·밀폐된 공간을 피하라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책)', '소셜디스턴스(사회적 거리두기)', '줌', '텔레워크(재택근무)' 등이 후보에 올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