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사진) 성추행 의혹 사건 피해자 측은 6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을 겨냥해 "정치권에서 무수한 성폭력 2차 가해자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가부 장관은 자신의 역할을 아는가"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입장을 지속적으로 회피하는 것이 수사기관도 아닌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역할을 먼저 학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정옥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성폭력으로 인해 열리는 서울·부산 보궐선거와 관련해 질의를 받자 "국가에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서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공동행동은 "국민들의 성인지 학습은 매우 필요한 의제지만, 여가부가 배포했던 성인지감수성·성교육 도서가 일부 논란이 되자마자 회수를 결정해버린 현 여가부 장관이 이를 제시할 자격은 없다"며 "지난달 13일 여가부에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및 예방 대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한 달이 되도록 여가부는 회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월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월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공개 질의에는 왜 답 안 하는가"

이어 "국민들은 알고 있다. 학습하지 않은 것은 정치권과 정부 여당"이라며 "그러나 정부 여당은 점차 부인과 부정, 2차 가해의 방치 일로를 걷고 있다"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정부패로 인한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바꾸고 부산시, 서울시 재보궐 선거에 나가자며 '피해 여성에게 사과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박원순 사건 피해자는 지난달 30일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이낙연 대표에게 질문했다. 학습하려면 구체적 질문에 대해서 먼저 답을 써 내려가는 것이 순서"라며 "학습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 여당이다. 학습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력 성폭력의 무수한 2차 가해자들을 낳고, 품고 있는 정치권"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