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는 지난 2일부터 양재동의 모든 공공도로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고 6일 발표했다. 금연을 의무화한 양재동 내 공공도로는 주택가 이면도로를 포함해 총 55㎞다. 면적은 13㎦에 달한다. 동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기는 양재동이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서초구는 설명했다.
서초구는 양재동 내에 흡연자를 위한 흡연구역을 별도로 지정키로 했다. 그동안 주민이 흡연을 자주 해온 장소 30곳에 별도로 선을 그어 ‘라인형 흡연구역’을 조성한다.
서초구는 연말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흡연구역이 아닌 공공도로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이 같은 양재동 실험이 성공하면 내년 3월에는 방배권역, 6월에는 반포권역, 9월에는 서초전역으로 금연구역 지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어린이집 주변, 공원 근처 등 서초구 내에 1000여곳의 금연지역이 있는데도, 여전히 길거리나 식당 앞 등에서 간접흡연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사유지를 제외한 전 지역을 금연구역으로 하되, 흡연구역을 명확히 만들어주면 불편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10월 주민 72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금연구역 지정은 응답자의 81.4%, 흡연구역은 79.5%가 각각 찬성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양재동 전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금연정책에 변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양재동 주민들은 서초구의 이 같은 방침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재1동에 거주하는 류 모씨는 “이미 2일에 금연구역이 지정됐다는 사실에 대해 함께 거주하는 가족 5명 모두 인지하지 못했다”며 “현수막이 걸려있긴 했지만 주민들에게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양재동 거주자 김 모씨는 “흡연구역이 생활반경에서 1㎞나 떨어져 있어 불편할 것 같다”며 “사유지에서 흡연을 해도 범법자가 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하수정/양길성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