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달러와 금은 무조건 안전자산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김희정 농협은행 NH올백자문센터장)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가시화되면서 은행 PB(프라이빗뱅킹)업계가 분주해졌다. 새 지도부의 경제 정책에 따라 글로벌 투자 지도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은행의 주요 PB들은 당분간 안전자산에 대한 믿음을 내려놓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중국 및 신흥국, 장기 수혜 예상 업종 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달러 이미 있다면 차익 실현”

美 대선 혼란…"달러·金=안전자산 생각 버려라"
한국경제신문이 6일 5대 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주요 PB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단기 투자 대신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에 대해 당분간 관망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바이든 후보가 취임 후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 등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희정 센터장은 “달러가 연초처럼 안전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는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할 가능성을 포함해 달러 가치가 하락할 요소들이 훨씬 많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상당수였다. 국민은행의 한 PB는 “금 가격이 올해 너무 상승해 단기적으로 더 오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금을 사고파는 수수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무리해서 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추가 확산하거나 실물 경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고려해 소액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오히려 수익이 난 달러나 금 관련 자산이 있다면 일부 매각하고 단기적으로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게 좋다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中·신흥국, IT·ESG 펀드 눈여겨볼 만”

앞으로는 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을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주요 PB들은 입을 모았다.

박승안 우리은행 TC프리미엄강남센터장은 “당분간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는 투자처를 꼽으라면 중국”이라며 “바이든 후보 당선이 중국에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약달러 기조로 인해 중국 위안화와 신흥국 화폐 가치도 상대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저평가된 기술 보유 기업이 많은 점 등도 아시아 국가에 긍정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의 펀드나 ETF(지수형펀드)에 중장기 투자하는 방안을 살펴보라는 조언이 많았다. 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업종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업종 △IT 등 기술업종을 추천했다.

유병창 신한은행 태평로PWM 팀장은 “바이든 후보 당선 이후 아시아권으로 글로벌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 상대적으로 소외된 종목들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술주, 은행주를 포함한 펀드와 ETF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정소람/오현아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