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21대 총선에서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오만'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6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를 마치고 이동하면서 전화로 누군가에게 "이런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빨리 들어오라고 해"라며 "이 XX들 항명이야, 항명"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기자들에 목격됐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 관련 연구용역비 예산 증액을 약속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반대 입장을 밝히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여당이 내놓은 절충안을 수용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슈퍼 여당이 된 민주당이 강압적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원행정처 등 예산 심사를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현직 대법관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의원님들 (예산을) 살려주십시오' 해보라"고 권유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범계 의원은 "(삭감 예산을) 살려야 하지 않겠나. '의원님들 (예산을) 꼭 살려주십시오'라고 절실하게 한번 말해보라"고 권유했다.

조 처장이 웃으며 넘어가려 하자 박 의원은 "의원님들 정말로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의원님들 (예산을) 살려주십시오' 하세요 한번"이라고 재차 강요했다.

그래도 조 처장이 웃음만 짓자 박 의원은 "'살려주세요' 한 마디면 편할 것을 참 답답하게"라며 "제가 대신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야당은 "예산이 박범계 의원 돈이냐"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철근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며 "나라 예산이 의원님 주머니 돈이냐. 아무리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의원이지만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김 위원장은 "인권 모독이고 참으로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에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포털 사이트 메인에 반영되자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영찬 의원은 회의장에서 누군가가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보고 하자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고 지시했다. 이어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야당은 이를 '드루와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강력 항의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