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의 ‘무역전쟁하의 동아시아 가치사슬 변동’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제주포럼사무국 제공
지난 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의 ‘무역전쟁하의 동아시아 가치사슬 변동’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제주포럼사무국 제공
“자국의 이익만 우선시하며 세계를 분열시키는 국가가 있다.”(청융화 타이허연구소 수석연구원)

“미국은 가장 개방된 경제이며 다른 국가들도 미국과의 교역을 통해 수혜를 보고 있다.”(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

미국과 중국의 전직 외교관들이 설전을 벌였다. 지난 7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다. 동아시아재단은 ‘무역전쟁하의 동아시아 가치사슬 변동, 기술, 그리고 정부정책’이라는 주제의 세션에 두 사람을 초청했다. 에릭 존 사장은 태국 주재 미국 대사,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역 등을 지낸 30여 년 경력의 베테랑 미 외교관이다. 청융화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중국 대사직을 11년간 맡았다.

청 연구원은 “통신 인프라 등의 제품과 글로벌 공급망이 어느새 협상 카드가 되고 있다”며 “한쪽의 일방적인 괴롭힘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한다”고 했다. 존 사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량이 늘고 있다”며 “대표적인 개방 경제로 지금도 세계에서 무역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는 미국 경제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이끌어온 미국은 최근 몇 년간 이를 훼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중국 역시 개방 경제로 큰 이득을 누렸음에도 다른 나라들에 큰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상영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자국 이익을 내세우더라도 글로벌 밸류체인과 시장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 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