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배를 구하지 못해 물건을 보내지 못하는 해운대란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해상 운임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 가치 상승)하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664.56으로 지난주보다 134.57포인트 올랐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이전 최고치는 2010년 7월의 1583.18이었다. 한국 수출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 항로 해상 운임은 1FEU(1FEU=12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871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7일) 등 연말 특수를 앞두고 미국 항로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다. LG화학은 배를 구하지 못하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통해 유럽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보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모처럼 활기를 띠는 수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연말 특수를 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콧대가 높아진 외국 선사들은 계약을 파기하고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 공포’까지 겹쳤다.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80전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달러당 1120원40전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기록한 연중 저점(1125원10전)이 깨졌다.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만수/성수영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