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3억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제패…상금왕 후보로
4년 무명 떨친 안나린 '스타 탄생'…시즌 두 번째 정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차인 안나린(24)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안나린은 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리조트 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랐다.

장하나(28)를 3타차로 따돌린 안나린은 지난달 11일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지 불과 한 달 만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 시즌에 2승 고지에 오른 선수는 박현경(20), 김효주(25)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안나린은 K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 상금 3억 원을 손에 넣으며 상금랭킹 2위(5억9천502만 원)로 뛰어올라 상금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안나린은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텔레콤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김효주를 제치고 상금왕에 오를 수 있다.

4년 동안 93차례 대회에서 우승 한번 없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안나린은 한 달 전 첫 우승에 이어 이번 우승으로 KLPGA투어 최고 자리를 넘보는 스타로 발돋움한 셈이다.

골프 말고는 한눈을 파는 법 없이 오로지 훈련에만 전념하는 성실함으로 유명한 안나린은 "오랫동안 성실하게 훈련한 게 열매를 맺었다"면서 "마지막 대회에서 기회가 주어진 만큼 상금왕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첫 우승 때는 10타차 리드에도 진땀을 흘렸던 안나린은 이번에는 KLPGA투어 현역 선두 최다승(13승)을 올린 장하나와 맞대결을 이기는 견고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공동선두 장하나, 박민지(22)와 맞선 최종 라운드는 예상과 달리 일찌감치 안나린 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2번 홀(파4)에서 안나린은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지만, 장하나와 박민지는 보기를 적어내 순식간에 2타 차이가 벌어졌다.

박민지는 3번 홀(파3)에서도 1타를 잃은 뒤 6번 홀(파4) 더블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안나린은 9번 홀(파4)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장하나가 그린을 놓치고 2m 파퍼트를 넣지 못한 9번 홀에서 안나린은 9m 거리의 까다로운 훅 라인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4타차까지 달아났다.

9번 홀 버디 퍼트가 들어가자 평소와 달리 큰 몸동작으로 버디를 자축한 안나린은 "어려운 퍼트였는데 거리만 맞추자고 했던 게 들어가서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동작이 컸다"고 말했다.

장하나도 맥없이 물러서지는 않았다.

10, 11번 홀 연속 버디로 다시 2타차로 따라왔고 12번 홀(파3) 보기를 14번 홀(파4) 버디로 만회하며 추격의 실마리를 놓지 않았다.

안정된 플레이로 2타차를 지키던 안나린은 17번 홀(파3)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었지만 장하나가 퍼트를 4차례 하면서 2타를 잃은 바람에 사실상 우승을 굳혔다.

안나린은 "보기 퍼트를 하면서 떨렸지만, 타수를 더는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3타차 선두로 맞은 18번 홀(파5)에서 안나린은 편하게 파를 지키고 두 팔을 번쩍 들어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안나린은 강한 바람과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 때문에 출전 선수 모두가 고전한 이날 선두권에서는 혼자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한 선수는 안나린 등 3명에 불과했다.

2오버파 74타를 쳐 우승은 놓쳤지만 준우승 상금 1억7천500만원을 받은 장하나는 시즌 상금을 5억6천199만원으로 늘려 시즌 최종전에서 상금왕 가능성은 남겼다.

박민지는 5타를 잃었지만 이븐파를 친 이다연(23)과 함께 공동 3위(2언더파 286타)를 차지했다.

이븐파 72타로 선전한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공동 8위(이븐파 288타)에 올라 체면을 세웠다.

고진영은 올해 6차례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고진영은 4차례 톱10에 입상했다.

김효주는 1타를 잃어 공동 11위(2오버파 290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는 2위 안나린과 약 1억3천만원 앞서 상금왕 등극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3오버파를 친 최혜진(21)은 공동 17위(5오버파 293타)에 그쳐 연속 톱10 입상이 8개 대회 만에 끝났다.

최혜진은 올해 15차례 대회에서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33위)과 이번 대회 빼고는 모두 10위 이내에 올랐다.

하지만 최혜진은 대상 포인트 2위 김효주가 10위 밖으로 밀리며 포인트 획득에 실패한 덕에 시즌 최종전 결과가 상관없이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최혜진은 2018년, 작년에 이어 3년 연속 대상을 받게 됐다.

최혜진은 "우승이 없어 서운하면서도 대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허윤경(30)은 10위(1오버파 289타)를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