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형 학교 교육 프로그램은
코로나 계기로 빠르게 사양길
디지털기술 아무리 뛰어나도
인성교육은 교사 고유의 역할
폴김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원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빈부격차에 의한 교육 격차는 AI시대에 심화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교육현장에서도 일괄적인 교사주도형 수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0에서 ‘AI시대 학교를 다시 설계하다’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인 김 부원장은 “다만 디지털 전환, AI기술 도입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를 위한 솔루션이 잇따라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획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장형 학교 모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르게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AI가 도입되면 개별 학생들의 학습역량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맞춤학습 모델을 적용해 학생들의 관심, 특기 등을 중심으로 최고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학교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AI 연구 및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는 “AI로 인해 창출될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대학들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AI가 교육현장에서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면 데이터 수집이 우선 필요한데 아직은 데이터 수집 단계 자체가 걸음마 수준이어서 AI 활용도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부, 학교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지만 자녀들이 실제로 이 같은 교육 기회를 누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AI시대에 앞서 부모 또는 조력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시대 교육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스스로 판단해 결정할 기회를 제공해 자기 주도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원장은 AI가 학습평가, 학습지도, 학사관리 등 교육업계 각 분야에 빠르게 적용되더라도 교사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학생 개개인의 지혜와 성품을 키워주는 역할은 교사와의 소통을 통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그는 “AI시대 학교에서는 창의적 사고, 인간존중, 윤리와 세계시민교육 등이 강화된 교육에 더욱 힘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I기술 활용이 생활 전반에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은 감수해야 한다며 비인간적이거나 극도의 개인적인 판단들이 사회 곳곳에 만연해 더 위험하고, 불안한 사회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