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금창출 능력
(3) 온건해진 노조
"추가상승 여지 크다" 한목소리
가치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최근 회사의 조직문화가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최준철 대표는 “대기업은 조직문화가 경직되기 쉬운데 현대·기아차는 최근 이런 분위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열린 조직문화가 정착되면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직급체계 단순화는 최 대표가 말하는 조직문화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임원 직급을 6단계에서 4단계로, 일반직 직급을 5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했다. 채용 방식도 대규모 정기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바꿔 순혈주의적 조직문화에 변화를 꾀했다.
가치투자자는 ‘주가꿈비율(PDR)’ 같은 미래 가치보다는 당면한 현금창출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런 점에서도 현대·기아차는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의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는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세계 자동차 기업의 매출은 대부분 내연기관 차량 판매에서 나온다.
특히 최근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5만6094대를 판매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의 2021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때보다 높은 3조6661억원이다. 허남권 대표는 “미래차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내연기관 차는 당장 수익성이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가 온건해지고 있는 것도 현대·기아차 실적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무분규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했다. 내용이 임금 동결이어서 더 파격적이다. 기아차 임단협은 아직 마무리가 안 됐지만 현대차 무분규 타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대·기아차 노사관계가 더 협조적으로 변하고 있어 실적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