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만원이라던 21억 아파트 보유세, 실제론 149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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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적게 잡았나…
정부 추정치와 실제 세금 최대 47% 차이
공시가 인상 정당화 무리수?
건보료 계산도 엉터리
정부 추정치와 실제 세금 최대 47% 차이
공시가 인상 정당화 무리수?
건보료 계산도 엉터리
정부가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 상향으로 높아지는 보유세를 실제보다 적게 추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공시가격에 연동되는 건강보험료 상승폭도 작게 전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추가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게 만들어 ‘사실상의 증세’에 대한 국민의 눈을 가리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정부 시뮬레이션 결과는 실제 세액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한 시중은행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지난 10월 실거래가가 21억원인 강남지역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는 국토부 추정치보다 40.3%(240만원) 많은 837만6000원(재산세 538만2000원+종부세 299만4000원)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의 2023년 보유세 총액도 1495만원(재산세 648만8000원+종부세 846만2000원)으로 국토부 예상치보다 46.7%(475만7000원) 많았다. 매년 시세가 평균 5%씩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 세액이다.
올해 시세가 15억원인 마포구 아파트의 보유세도 2023년 482만9000원으로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인 408만4000원보다 18.2% 많았다.
9억원 이하의 아파트 보유세도 마찬가지였다. 국토부는 시세 8억원인 관악구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를 68만8000원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29.7% 많은 89만2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의 2023년 보유세도 국토부 결과(73만1000원)보다 62.5% 많은 118만8000원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공시가격 반영률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변동을 추정한다는 명분 아래 매년 시세가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유세액을 추정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년간 10.2% 올랐지만 국토부는 이런 부분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리면 국민의 보유세 부담액이 확 늘어나지만 정부는 끝까지 증세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 비현실적인 가정을 써서 엉터리 통계를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의 건보료 추계도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소득 외에 부동산 같은 재산 가치를 합산해 건보료를 내는데, 공시가격이 재산 평가 기준이 된다. 그런데 국토부는 주택 외에 다른 재산과 소득이 전혀 없다고 상정하고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추이를 추산했다. 이런 가정을 통해 시세 9억원 주택 보유자는 월 건보료가 올해 16만9000원에서 2023년 17만5000원으로 6000원만 인상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15억원 주택 보유자는 같은 기간 20만7000원에서 21만4000원으로 7000원만 오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지역가입자의 다른 소득이나 재산을 반영하면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건보료가 수십만원 이상 뛰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국토부도 지난해 4월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공시가격이 2억~4억원(시세 3억~6억원)인 아파트를 보유한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1년 전에 비해 2.9% 올랐다는 내용이다. 당시엔 다른 소득이 있고 2400~3800cc 차량을 추가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다.
유 의원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공시가격이 급등하면 건보료 폭탄을 맞을 수 있는데 이를 감추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사례를 들어 엉뚱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정인설/서민준 기자 surisuri@hankyung.com
실제보다 보유세 낮게 추정한 국토부
9일 국토교통부가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른 보유세 변동 추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세가 21억원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보유세(1주택자 기준)는 597만원으로 추산됐다. 재산세 318만6000원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278만4000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보유세는 2023년 1019만3000원(재산세 364만4000원+종부세 654만9000원)으로 70.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2030년까지 아파트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을 반영한 수치다.하지만 정부 시뮬레이션 결과는 실제 세액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한 시중은행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지난 10월 실거래가가 21억원인 강남지역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는 국토부 추정치보다 40.3%(240만원) 많은 837만6000원(재산세 538만2000원+종부세 299만4000원)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의 2023년 보유세 총액도 1495만원(재산세 648만8000원+종부세 846만2000원)으로 국토부 예상치보다 46.7%(475만7000원) 많았다. 매년 시세가 평균 5%씩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 세액이다.
올해 시세가 15억원인 마포구 아파트의 보유세도 2023년 482만9000원으로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인 408만4000원보다 18.2% 많았다.
9억원 이하의 아파트 보유세도 마찬가지였다. 국토부는 시세 8억원인 관악구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를 68만8000원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29.7% 많은 89만2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의 2023년 보유세도 국토부 결과(73만1000원)보다 62.5% 많은 118만8000원으로 예상됐다.
“건보료 추산도 주먹구구”
전문가들은 국토부 추정치가 실제 세액보다 적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국토부는 재산세와 종부세에 붙는 다른 세금을 제외했을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 재산세와 종부세의 20%씩 내야 하는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를 뺐을 가능성이 높다. 재산세 과표의 14%인 도시지역분재산세 역시 시뮬레이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이와 함께 국토부는 공시가격 반영률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변동을 추정한다는 명분 아래 매년 시세가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유세액을 추정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년간 10.2% 올랐지만 국토부는 이런 부분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리면 국민의 보유세 부담액이 확 늘어나지만 정부는 끝까지 증세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 비현실적인 가정을 써서 엉터리 통계를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의 건보료 추계도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소득 외에 부동산 같은 재산 가치를 합산해 건보료를 내는데, 공시가격이 재산 평가 기준이 된다. 그런데 국토부는 주택 외에 다른 재산과 소득이 전혀 없다고 상정하고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추이를 추산했다. 이런 가정을 통해 시세 9억원 주택 보유자는 월 건보료가 올해 16만9000원에서 2023년 17만5000원으로 6000원만 인상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15억원 주택 보유자는 같은 기간 20만7000원에서 21만4000원으로 7000원만 오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지역가입자의 다른 소득이나 재산을 반영하면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건보료가 수십만원 이상 뛰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국토부도 지난해 4월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공시가격이 2억~4억원(시세 3억~6억원)인 아파트를 보유한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1년 전에 비해 2.9% 올랐다는 내용이다. 당시엔 다른 소득이 있고 2400~3800cc 차량을 추가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다.
유 의원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공시가격이 급등하면 건보료 폭탄을 맞을 수 있는데 이를 감추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사례를 들어 엉뚱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정인설/서민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