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셋째 아들도 포함…선거 전문가들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지방선거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불법 선거개입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검찰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특정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촉구한 것을 두고 지방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둘째 아들인 카를루스 보우소나루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을 포함해 20명 가까운 시장·시의원 후보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동영상을 지난 5일 SNS에 올렸다.

선거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동이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사법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

브라질 대통령, 지방선거 후보 대놓고 지지…검찰 조사 나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특정 후보 지지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지방선거 판세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에 집중하겠다며 지방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지난달 입장을 번복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여권 후보 열세를 점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뤄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상파울루 등 주요 대도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가까운 시장 후보들이 지지율 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시의원 선거도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시장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특구를 제외한 전국 26개 주의 주도(州都)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장 후보가 확실하게 앞선 곳은 3곳 정도에 그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고,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진다.

전국 5천570개 도시의 시장·부시장과 시의원을 선출하는 올해 지방선거 투표일은 11월 15일이다.

시장·부시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주일 후인 2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 유권자는 1억4천700만여 명으로 추산되며, 선거 결과가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이어지면서 2022년 대선 판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