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출신으로는 42년 만에 PGA 투어 정상
세계 1위 추격 뿌리친 세계 160위 오르티스, PGA투어 첫 우승
세계랭킹 160위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오르티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 코스(파70)에서 열린 PGA투어 비빈트 휴스턴오픈(총상금 7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4년 PGA 2부투어에서 3승을 올려 이듬해 PGA투어에 입성한 오르티스는 이번이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이다.

세계랭킹 160위 오르티스는 세계랭킹 22위에 올라 있는 멕시코 골프의 간판선수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보다 먼저 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멕시코에서 태어난 선수가 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1978년 빅토르 레겔라도가 쿼드 시티스 오픈을 제패한 이후 42년 만이다.

오르티스는 멕시코가 낳은 세계 최고의 여자 골프 선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고향 후배다.

오초아의 홈 코스인 과달라하라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익힌 그는 어릴 때부터 오초아의 연습을 지켜보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오초아는 오르티스보다 10년 연상이다.

2015년부터 PGA투어에서 뛴 오르티스는 지난 시즌 페덱스컵 랭킹 51위가 최고 성적을 올린 시즌일 만큼 정상급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5개 대회에서 2차례 컷 탈락했고 30위 이내에도 한 번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공동 4위에 올랐던 이 대회에서 오르티스는 어떤 선수보다 빼어난 기량을 펼쳤다.

그린 적중률(70.8%)로 출전 선수 가운데 8위에 오른 오르티스는 쇼트게임 부문 2위, 퍼트에서 5위에 꼽히는 등 기복 없는 경기력을 뽐냈다.

특히 그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 그리고 세계랭킹 20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추격을 뿌리치는 뱃심까지 보였다.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르티스는 9번 홀까지 3타를 줄여 선두를 꿰찼다.

9번 홀(파4)에서 성공한 10m 넘는 버디 퍼트로 승기를 잡았다.

존슨, 마쓰야마와 공동 선두이던 16번 홀(파5)에서 잡아낸 버디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326야드를 날아가는 티샷에 이어 220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홀 2.5m에 붙였다.

이글 퍼트는 살짝 빗나갔지만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오르티스는 파만 해도 우승하는 18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을 자축했다.

먼저 홀아웃하고 동반 선수 퍼트할 때 그는 눈물 글썽였다.

오르티스에게는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4억1천360만원)보다 내년 마스터스 출전 티켓이 더 큰 선물이다.

그는 지난해 마스터스 때 라틴 아메리카 아마추어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던 동생 알바로의 경기를 보느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밟았다.

내년에는 관람자가 아닌 선수로 뛴다.

"이렇게 기분 좋을 수 없다"는 오르티스는 "텍사스는 제2의 고향"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서 대학을 다녔고 댈러스에서 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치료를 받고 투어 무대에 복귀한 존슨은 우승은 놓쳤지만 변함없는 기량으로 2타차 공동 2위(11언더파 269타)를 차지해 다음 대회인 마스터스 우승 전망에 녹색등을 켰다.

9월 21일 끝난 US오픈 이후 두 달 가까이 대회를 치르지 않았던 존슨은 이날도 5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7언더파 63타를 몰아친 마쓰야마도 공동 2위에 올랐다.

무릎 부상 재활에 애쓰는 브룩스 켑카(미국)도 3주 만에 출전해 공동 5위(8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쳐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켑카는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5언더파 65타를 쳤다.

임성재(22)는 3타를 줄였으나 공동 50위(3오버파 283타)에 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