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측 "오랫동안 정신질환 앓아…치료부터 필요해"
초등생 쌍둥이 자녀와 극단적 선택 시도한 어머니 검찰 송치
초등학생 쌍둥이 자녀를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30대 여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한 A(39·여)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6시 45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생 쌍둥이 자녀를 데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와 두 자녀는 의식 불명 상태로 경찰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후 A씨와 아들은 치료 과정에서 의식을 회복했지만, 딸은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A씨는 이달 4일 오후 3시 20분께 입원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5시간 만인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오산시 모처에서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차량에서 재차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튿날인 5일 병원에서 퇴원한 A씨를 곧바로 체포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자녀들을 위독한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미수)로 입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시설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병원 측 요청에 따라 영장 집행을 미뤘다.

A씨가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구속되자 가족들은 A씨의 정신적 불안 상태를 언급하며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A씨의 아버지는 "딸이 오래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아 우울증과 무기력증 약을 먹었다"며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보인 행동을 문제 삼기보단 치료가 우선돼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딸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보호감호 없이 병원 측과 연락하며 A씨의 상태를 주시하던 중 무단이탈 상황이 발생해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A씨가 송치된 이후 치료감호 등 보호 처분을 받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