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사진)은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에 대해 "놀랍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파우치 소장은 9일(이하 현지시간)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방지를 위한 연구단체 'HIV 예방 시험 네트워크(HPTN)의 화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화이자의 이번 발표는)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효과가 그렇게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이번 발표가 코로나19에 관한 우리의 모든 활동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오늘은 의생명과학 연구와 관련 임상시험에 아주 좋은 날"이라며 반겼다.

파우치 소장은 이번 발표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의 효력을 입증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 역시 mRNA 방식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발표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백신 표적이라는 점도 상당히 입증된다고도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사실상 다른 모든 백신 후보도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화이자는 이날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현재 독일 바이온테크와 함께 이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50∼60% 정도의 효과도 나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화이자 백신은 중간 결과이나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