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아동 성범죄자 관리 집중 취재
10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가장 재범 위험성이 높은 집단인 아동 성범죄자들을 직접 만나 이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동 성범죄자 관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12월 12일, 만기 출소하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때문에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국회의원들은 앞다투어 법안을 쏟아내고 있고, 정부는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8세에 불과한 나영이(가명)을 끔찍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일명 ‘조두순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당시 국민들에게 큰 공포로 자리 잡았다.
조두순이 수감된 후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조두순 트라우마는 여전하다. 2017년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원에 61만 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사람들은 조두순을 기억한다. 그런데 조두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이미 나와 있는 조두순들, 또 다른 아동 성범죄자들이 있다.
권인숙 의원실이 여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 근처 반경 1km 안에 거주하는 성범죄자가 서울지역에서만 무려 88.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D수첩’에서 취재한 결과, 서울의 한 학교는 인근에 무려 33명의 성범죄자가 살고 있었다. 이미 우리 근처에 수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PD수첩’이 성범죄자 알림e에 등록된 아동 성범죄자들을 실제로 만나봤다.
아동 성범죄자 최 모 씨, 2011년 11세 초등생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최 모 씨는 피해 아동을 ‘꽃뱀’이라고 칭하며 아이가 자신을 먼저 유혹해왔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피해 아동이 고령인 자신을 할아버지가 아닌 아저씨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그는 피해 아동에게 전혀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 ‘PD수첩’이 만난 또 다른 아동 성범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피해 아동이 ‘죽든지 말든지 상관없다’고 말하며 전자발찌, 신상 공개 등 사후 관리대상자로서 불편함에 대해 토로했다.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는 까닭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성범죄자 관리를 위해 전자발찌, 성범죄자 알림e 등을 이용한 신상정보 공개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PD수첩’이 만난 성범죄자들 또한 허위로 주소를 등록하는 등 제대로 관리, 감독 되고 있지 않았다. 제도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조두순은 사전 면담에서 출소 후 피해자 나영이(가명)가 있는 안산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범죄 재범의 3건 중 1건이 자신의 집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 벌어진다는 통계 결과를 생각하면,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피해자가 사는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공포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