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화면 캡처
폭스뉴스 화면 캡처
친트럼프 성향을 보였던 폭스뉴스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다가 그가 민주당이 선거 사기를 유발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곧바로 중계를 끊었다.

폭스뉴스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열린 매커내니 대변인 기자회견을 생방송으로 전했다. 매커내니는 백악관과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을 모두 맡고 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개표) 참관인이 개표소에 못 들어오게 하려는 정당이 한 곳 있는데 바로 민주당"이라며 "정확한 개표를 원하면 선거를 감사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을 텐데 (민주당은) 사기와 불법 투표를 환영하니 개표 참관을 막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폭스뉴스는 바로 생중계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기자회견이 방송된 시간은 1분여에 그쳤다. 스튜디오에 있던 닐 카부토 앵커는 중계 중단 직후 "워워워"라고 감탄사를 내뱉은 뒤 "매커내니 대변인이 상대 당(민주당)에 사기와 불법 투표 혐의를 제기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 그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한 이를 시청자들에게 태연히 보여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당이 조작과 사기를 실제로 저질렀다는 주장은 폭발성 있는 혐의 제기"라며 "매커내니 대변인이 증거를 제시한다면 당연히 다시 중계하겠지만 그는 (민주당이) 사기와 불법투표를 환영했다고 말을 시작하기만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계 중단이 폭스뉴스 고위층이 아닌 카부토 앵커의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 기자회견 중계 중 선거 사기 주장이 나와 중계를 끊어버린 방송사는 폭스뉴스만이 아니다. 앞서 3대 방송사인 ABC·CBS·NBC방송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다가 그가 선거 진실성에 대한 일방적 주장을 쏟아내자 중계를 멈췄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