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000억원이 넘는 성장기 스타트업 전용 펀드를 만든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을 키워내기 위해선 창업 초기뿐 아니라 3년 이상 존속한 기업의 추가 성장을 돕는 마중물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3250억원 규모로 성장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전용 펀드를 조성해 다음달부터 투자를 시작한다고 10일 발표했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서울시가 성장기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펀드를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모태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출자하는 이번 펀드는 2000억원, 1250억원으로 두 개로 조성된다. 서울시도 총 100억원을 넣는다. 펀드 운용사에는 KB인베스트먼트와 KTB네트워크가 선정됐다.

그동안 서울시는 창업 초기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이번 펀드는 창업한 지 3~7년인 시리즈B 단계 이상 성장기 스타트업에 100% 투자된다. 최근 3년간 매출 또는 고용자 수가 매년 20% 이상 빠르게 증가한 고성장 기업이 집중 투자 대상이다.

기업당 평균 투자금액은 3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서울시 스타트업 지원 펀드가 기업당 평균 7억원이 투자됐던 것을 감안하면 네 배 이상 투자규모를 키운 것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