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해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캠프 대변인 팀 머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정치 행동 위원회(PAC)' 지도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PAC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공화당을 쥐락펴락하기 위한 조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PAC를 통해 자신과 이해관계가 같은 공화당 후보와 정책을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대선에서 7000만표 이상을 득표할 정도로 탄탄한 지지층과 자금을 바탕으로 공화당에 목줄을 채워 킹메이커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머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이를 계획했다"며 "자신이 관심을 두는 후보들과 이슈들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관심 이슈로는 '부정선거'를 꼽았다. 이번 미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PAC는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자금을 후원 받는다. PAC는 개인에 대해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만 후원금을 받기로 한정한다. 트럼프 재선캠프, 공화당전국위원회 등의 개인 후원금에 비해 액수는 훨씬 적지만, 저소득층 위주인 열성 지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하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선거에 승복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의사를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법률적인 선택지를 고려할 권리가 100% 있다"며 입장을 바꿔 소송전을 지지하고 나섰다. 트럼프 측근인 공화당 의원들은 부정선거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2024년 대선 재출마도 촉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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