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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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뉴스가 나왔던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금가격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1853.2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97%나 급락했습니다. 전날까지 올 들어 28.35% 올랐던 금 가격은 올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1800달러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코로나 백신에 급락한 金…UBS "저금리선 강세 이어갈 것"
다음날 백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우려로 금 가격은 다시 1.19% 반등했지만 여전히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금가격에 대한 전망은 혼란스런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게 기존의 공식이었기 때문이죠.
코로나 백신에 급락한 金…UBS "저금리선 강세 이어갈 것"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금 가격 전망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금은 여전히 혼란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안전자산으로서 각광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서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실질 금리가 상당 기간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국면에서는 금에 대한 가치가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게 UBS의 설명입니다.

화이자가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소식은 성장주에 쏠려있던 주식시장 내 자금흐름을 가치주로 전환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UBS는 내다봤습니다. 미국 국채 가격도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인 동시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조로 읽히기도 합니다.

웨인 고든(Wayne Gordon) UBS 애널리스트는 "결국 미국 중앙은행은 명목 금리가 오르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5000억달러에서 1조달러 규모 사이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향후 3~6개월 사이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명목 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질금리는 -1% 이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UBS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대를 나타내면서 수개월 내로 금 가격은 현재보다 높은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대에 거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동시에 백신에 대한 뉴스는 나왔지만 여전히 백신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는 점도 금 가격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