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줄줄이 터지면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투자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부터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를 선임했다. 소비자를 더 강력히 보호하기 위해 제도도 정비했다. 소비자가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품을 상시로 점검한다.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는 물론이고, 판매한 후에도 점검하도록 했다.

상품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상품을 검토한다. 우선 소비자보호실이 전담해 상품 구조와 설명서가 투자자에게 불리하지는 않은지,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이해하기 쉽게 포함돼 있는지 확인한다. 최종적으로 상품이 판매되기 위해서는 상품위원회에서 소비자보호담당 부서와 리스크담당 부서장 전원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

상품을 판매한 뒤에도 점검한다. 사후 점검을 담당하는 상품감리팀을 새로 꾸렸다. 또 판매된 상품이 제안서에서 제시된 대로 적절하게 운용되고 있는지, 투자자 고지사항이 생겼을 때 지침에 따라 투자자에게 원활하게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판매 직원의 성과평가기준(KPI)도 바꿨다. 고객수익률, 고객관리, 분쟁 발생 건수 등 소비자보호 항목의 가중치를 높였다. ‘소비자패널 제도’도 확대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상품 개발과 판매,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소비자 보호 장치들은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특별 주문으로 마련된 것이다. 이 사장은 모든 직원이 고객들을 위해 철저히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고객과의 소통도 중시하고 있다. 지난달 업계 최초로 ‘금융소비자보호포럼’을 개최한 것이 그 일환이다. 이 포럼은 ‘언택트시대의 금융소비자보호’를 주제로 하나금융투자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하나TV’에서 생중계됐다. 포럼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금융소비자가 알아야 할 각종 보호제도를 소개했다. 금융사기가 늘어난 이유와 예방법, 금융투자 상품의 주요 피해 사례를 통해 알아본 분쟁 조정 경험도 다뤘다.

하나금융그룹이 마련한 그룹 공통의 윤리강령인 ‘코드 원(Code One)’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 이 강령은 윤리·준법경영을 실천하며 신뢰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윤리강령에 기반한 핵심 행동 원칙 일곱 가지인 ‘코어세븐(Core 7)’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의 핵심이 ‘신뢰’라는 점을 기억하고 금융소비자 중심의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