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올해 공시가 현실화율 99.6%…국토부 거짓"
공시가격은 시세보다 높은 62% 올랐다. 공시가격 역시 과거 정부보다 11배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아파트 시세·공시가격 정권별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3년간(2017~2020년)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 평균 262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1531만원 올라 58%의 상승률을 보였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집계된 상승액인 344만원의 4.5배"라고 밝혔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3년간 강남 3구와 비강남 아파트 시세 모두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 3구의 경우 현 정부 3년간 아파트값은 평당 평균 4395만원에서 7047만원으로 2652만원 올라 6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해당 지역 아파트값은 3798만원에서 4395만원으로 597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약 4.4배 차이다.
비강남 아파트 시세 또한 현 정부 3년간 평당 평균 1201만원 오르며 57%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180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6.7배 큰 오름폭이다. 현 정부에서 공시가격은 시세보다 높은 62%까지 상승했다. 공시가격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평당 평균 102만원(6%) 올랐지만, 현 정부 3년 동안에는 1138만원(62%) 올랐다. 현 정부 공시가격이 과거 정부보다 무려 11배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는 것을 나타낸다.
강남 지역 아파트 공시가격에서 차이는 더 뚜렷이 드러났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평당 평균 168만원(6%) 오른 공시가격은 현 정부에서 2295만원(76%) 상승했다.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은 단지마다 제각각이었으나 강남에서는 은마아파트가 69%, 비강남에서는 길음래미안 1단지가 56%로 가장 낮았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에 부과하는 세금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공시가격이 상승할 경우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경실련은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현 정부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 공시가격 상승률 39%라는 국토교통부 주장은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14%가 사실이라면 2017년 아파트 시세 2625만원에서 14% 상승률로 산정한 368만원을 적용 시 2020년 시세는 2993만원이 된다"며 "2020년 공시가격이 2980만원이므로 시세반영률은 99.6%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밝힌 2020년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69%는 거짓"이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5개 아파트 단지, 비강남 17개 아파트 단지 등 모두 22개 단지 6만3000여세대의 아파트값과 땅값 시세를 조사했다. KB국민은행 등의 부동산 시세정보를 정부 발표 공시가격과 비교해 정권별로 시기를 나눠 분석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