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바이든 측 만나 "美·北대화 정상 차원 우선 관심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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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 폼페이오 만난 다음날
바이든 유력 국무장관 후보자 면담
바이든 유력 국무장관 후보자 면담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만나 미·북 대화가 “정상 차원의 우선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강 장관을 만난 이튿날 ‘대선 불복’ 의사를 밝힌 가운데 강 장관이 민감한 시기에 양측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강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 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을 개별적으로 면담했다”며 “두 의원에게 바이든 신 행정부와 한·미 동맹 발전 의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그리고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두 민주당 상원의원은 모두 바이든 행정부의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쿤스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36년간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델라웨어주 출신 상원의원으로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머피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신예 정치인으로 역시 국무장관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강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에 외교정책 자문을 하는 존 앨런 브루킹스연구소장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앨런 소장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에 대한 입장을 당선인 측에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 인사들을 두루 만난 가운데 강 장관이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對北) 비핵화 협상 전략인 ‘톱다운’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강 장관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미·북 대화를 “정상 차원의 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이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조속한 미·북 대화 재개의 중요성과 함께 종전선언에 대한 우리 정부 구상과 지금까지 있었던 미국과의 협의내용에 대한 설명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 장관이 전일 업무오찬을 가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대선과 관련한 질문에 “선거에서 집계될 표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강 장관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에 계속 만전을 기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나흘 간의 일정에서 양측 인사들을 번갈아가며 만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행보로 양측의 신뢰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교부 제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장관은 상대국이 봤을 때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를 상징하는 얼굴”이라며 “공화당이라고 다시 집권하지 말란 법이 없는데 선거 끝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달려가서 양쪽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동맹국으로 적절하지 않은 외교”라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번 방미와 관련해 “현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새 행정부 출범 전까지 한·미관계 및 한반도 문제 관련 공조를 긴밀하게 유지하기로 했다”며 “바이든 당선인측과 가까운 의회와 학계 유력 인사들을 두루 만나서 한미동맹 발전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강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 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을 개별적으로 면담했다”며 “두 의원에게 바이든 신 행정부와 한·미 동맹 발전 의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그리고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두 민주당 상원의원은 모두 바이든 행정부의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쿤스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36년간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델라웨어주 출신 상원의원으로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머피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신예 정치인으로 역시 국무장관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강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에 외교정책 자문을 하는 존 앨런 브루킹스연구소장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앨런 소장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에 대한 입장을 당선인 측에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 인사들을 두루 만난 가운데 강 장관이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對北) 비핵화 협상 전략인 ‘톱다운’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강 장관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미·북 대화를 “정상 차원의 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이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조속한 미·북 대화 재개의 중요성과 함께 종전선언에 대한 우리 정부 구상과 지금까지 있었던 미국과의 협의내용에 대한 설명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 장관이 전일 업무오찬을 가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대선과 관련한 질문에 “선거에서 집계될 표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강 장관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에 계속 만전을 기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나흘 간의 일정에서 양측 인사들을 번갈아가며 만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행보로 양측의 신뢰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교부 제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장관은 상대국이 봤을 때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를 상징하는 얼굴”이라며 “공화당이라고 다시 집권하지 말란 법이 없는데 선거 끝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달려가서 양쪽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동맹국으로 적절하지 않은 외교”라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번 방미와 관련해 “현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새 행정부 출범 전까지 한·미관계 및 한반도 문제 관련 공조를 긴밀하게 유지하기로 했다”며 “바이든 당선인측과 가까운 의회와 학계 유력 인사들을 두루 만나서 한미동맹 발전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