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오피스텔 내부. (자료 한경DB)
주거용 오피스텔 내부. (자료 한경DB)
30~40대의 젊은층들이 아파트 청약에서 사실상 당첨이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로 내몰리고 있다.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아파트의 청약가점이 치솟고 있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이후 공급은 줄고 있다. 때문에 아파트 청약을 포기하는 '청포족'이 늘고 있다. 이에 청약통장은 물론 별다른 자격이 필요없는 오피스텔에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등록된 오피스텔 분양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50곳 2만4413실이 공급됐으며, 총 청약 건수는 35만736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청약자인 9만5000여 명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공급된 오피스텔은 70곳, 3만3635실이었다. 올해 10월까지는 이보다 적은 물량이 공급됐음에도 청약건수는 작년보다 3.73배 많게 집계됐다. 이는 청약에서 밀린 젊은 청포족들이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전용면적 59㎡ 이상 주거용 오피스텔로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공급된 오피스텔 중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상위 5곳이 모두 전용 59㎡ 이상 주거용 오피스텔이었다. 지난 4월 392실 중 3실을 제외한 389실이 전용면적 84㎡로 구성된 ‘대전 힐스테이트 도안’이 대표적이다. 청약에서 8만7398건이 접수돼, 평균 222.95대 1로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계약자 중 30대 33%, 40대 35% 등 절반이 넘는 68%가 30~40대 계약자로 집계됐다.
아파트 '청포족' 오피스텔로 몰렸다…작년비 3배 늘어난 35만명
수도권에서도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린 곳이 있었다. 5만7692건이 접수돼 평균 180.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였다. 320실 모두가 전용 59㎡로 구성됐으며 30~40대 계약자 62%를 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과거에는 주로 중‧장년층이 원룸이나 1.5룸 등의 소형 오피스텔을 임대해 꾸준한 임대차익을 위한 노후 대비용 이었다면 지금은 아파트를 대체할 중형 오피스텔의 실 거주용 개념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 오피스텔은 빌트인을 통해 세탁기, 냉장고 등의 기본가전들이 포함된 경우들이 많다. 최근에는 대단지로 공급되면서 단지 특화설계나 커뮤니티 시설도 공급되고 있다.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지만, 청약통장 없이 주택 수나 재당첨 등에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연말까지 전용면적 59㎡ 이상 주거용 오피스텔들이 잇달아 분양될 예정이다. GS건설은 경기도 성남시 고등지구 C1‧C2‧C3블록에서 전용면적 59~84㎡ 282실의 ‘판교밸리자이’를 오는 12월 선보일 예정이다. 공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납장이 설치된다. 기본적인 가전제품도 빌트인이다.

대전 도안신도시 일반상업지역 4‧7블록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도안 2차’ 전용면적 84㎡ 516실을 이달 분양한다. 다락공간, 드레스룸, 팬트리 등을 도입해 수납공간과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포스코건설은 대구 북구 침산동 305-4 일대에서 ‘더샵 프리미엘’ 전용면적 84㎡ 156실을 이달 내놓는다. 4베이 구조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