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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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집필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관련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종합기술원 소속 안중권·원강희 전문 연구원과 이홍석 마스터 등 3인이 공동 저술한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논문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홀로그램은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눈앞에 대상이 있는 것처럼 생생한 이미지를 형성해주는 기술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사실적인 영상을 표현한다'는 점에선 비슷하나 형성된 영상이 표현되는 '차원'에서 다르다.

이홍석 마스터는 "디스플레이는 빛의 세기만을 조절해 영상을 나타내지만, 홀로그램은 빛의 세기는 물론 위상까지 제어할 수 있어, 스크린의 앞이나 뒤 허공에도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홀로그램의 기본 원리를 설명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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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3D를 구현하는 많은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3D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안중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3D 디스플레이 방식은 이들 단서 중 일부만을 제공하지만, 홀로그램은 빛을 완벽하게 복제해 모든 깊이의 인식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물체가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홀로그램 기술은 가상 설계도와 내비게이션, 고대 유물 구현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화면을 키우면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가 좁아지고, 반대로 각도를 넓히면 화면이 작아지는 한계를 갖고 있어 실제 활용이 제한돼 왔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은 좁은 시야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BLU(Steering-Backlight Unit)'라는 특별한 광학 소자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관찰자 방향으로 영상을 꺾어 시야각을 약 30배 넓힐 수 있다.

또한 4K 홀로그램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도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원강희 연구원은 "기존 10인치형 4K 해상도 화면은 0.6도의 아주 좁은 시야각을 제공하는데, S-BLU를 이용하면 관찰자 방향으로 영상을 꺾어 시야각을 약 30배 넓힐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홀로그램 계산을 단일 칩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를 이용해 4K 홀로그램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홀로그램 계산에는 여러 방식이 존재하는데 이번 연구로 개발된 새로운 계산법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점 단위 연산 대신 면 단위 연산을 사용한 것이다. 정보 유실을 막고, 과도한 샘플링을 하지 않는 조건을 적용해 알고리즘을 최적화한 후 FPGA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홀로그램을 계산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실제 일상에서 홀로그램을 원활히 사용하기까지는 연구 개발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강희 연구원은 "자동화 기기에 가상의 홀로그램 키패드가 적용되거나 매장 키오스크에서 상품을 홀로그램으로 선택하는 것과 같이 제한된 용도와 크기로는 조금 더 일찍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