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차기 행정부에 대해 “수개월 내에 ‘제2기 트럼프 행정부’로 순조로운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미국 대선 결과 불복에 동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 국무부가 대통령직 인수인계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와 협의 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웃으며 이같이 답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여러번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아직 집계해야 할 표와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있다”며 “법적으로 유효한 표를 세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유효한 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쓴 말이다. AP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미 대선 결과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두고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미국이 세계 각국에 공정선거를 장려하는 신뢰도가 깎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당신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기자를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충성스러운 측근 중 하나로 꼽힌다. 차기 대선 공화당 후보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한편 미 국방부에선 주요 인사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이날에만 고위급 관료 세 명이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을 해임한지 하루만이다.

이날 사임한 이들은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 젠 스튜어트 국방장관 비서실장이다. 미 언론들은 이들이 사임한 것인지 해임당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후임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 줄줄이 임명됐다. 앤더슨 차관대행 자리는 육군 준장 출신인 엔서니 테이타 차관보가 차지했다. 전 폭스뉴스 해설자로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힌다. 2018년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러 지도자’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논란을 샀다.

커넌 차관은 에즈라 코헨 와트닉, 스튜어트 비서실장은 카쉬 파텔로 각각 교체됐다. 와트닉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근무했다. 파텔은 NSC에서 일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에스퍼 전 장관 해임 하루 만에 국방부 인사들이 물갈이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각종 조치를 내놓기 위해 충성파들을 국방부에 채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