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지자체마다 수백건씩 확인…환수조치 나서

경기 시흥시에 살던 A씨는 지난 5월 1일 경기도와 시흥시의 코로나19 관련 재난기본소득 지원금 20만원(도 10만원, 시 10만원)을 신청해 받았으나 최근 시로부터 이를 반납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시흥시의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자 요건이 '올 3월 23일 이후부터 지급 신청일까지 관내 거주자'였는데 A씨는 지급 신청일 전인 4월 17일 타 시도로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사망자한테도 줬다…재난지원금 부적정 지급 사례 수두룩
안산에 사는 50대 B씨도 지난 5월 2일 아버지 몫으로 받은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10만원과 시의 생활안정자금 10만원을 시에 되돌려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함께 살던 아버지가 4월 1일 현재 안산시 관내에 주민등록이 돼 있어 지급 대상자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시로부터 받고 본인 및 다른 가족 몫과 함께 대리 신청해 받았으나 아버지가 지급 신청일 전인 4월 20일 사망했기 때문이다.

안산에 사는 4인 가구의 세대주 C씨는 시를 통해 받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93만5천원 중 일부를 시에 반납해야 할 상황이다.

아내가 "오래전부터 사실상 이혼상태"라며 자신 몫의 긴급재난지원금 23만원을 별도로 지급해 달라고 시에 요청해 받아 갔기 때문이다.

시흥시와 안산시는 A씨와 B씨의 경우 사전에 각종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자격을 안내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지급 신청을 한 상황에서 신청 접수창구에서도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이같은 사실을 실시간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3∼5월 지급된 정부 및 지자체 재난지원금이 이같이 부적정하게 지급돼 환수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사례가 경기도 내 시군마다 수백 건씩 확인되고 있다.

47만여명에게 1인당 20만원(도 10만원, 시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과 18만5천여 가구에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시흥시 관내에서 확인된 환수 대상자는 380여명에 이른다.

도 및 시 재난기본소득 지원금 환수 대상자가 200여명,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환수 대상자가 180여명이다.

안산시도 도 재난기본소득이 잘못 지급된 390여명, 시 생활안정지원금이 잘못 지급된 60여명,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부적정하게 지급된 360여명 등 800여명을 확인하고 조만간 수령자에게 환수 조치를 통보할 예정이다.

안산시는 69만9천여명에게 도의 재난기본소득 10만원과 시의 생활안정지원금 10만원을 지급했고, 각 가구에 가구원에 따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도 차등 지급한 바 있다.

각 가구에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함께 54만6천여명에게 도 및 시의 재난기본소득 15만원(도비 10만원, 시비 5만원)을 지급한 안양시도 현재 잘못 지급된 사례를 조사 중인 가운데 환수 대상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지자체는 도 및 시의 재난지원금 환수 대상이 대부분 전출자 및 주민등록말소자, 사망자에게 지급된 경우이고,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환수 대상은 지급 대상자 확정 이후 가구원 구성에 변동이 생긴 가구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안산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돈을 받기 위해 신청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출입으로 인해 날짜 계산을 잘못해 실수로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자체도 지급 전 면밀하게 자격요건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당시 신속하게 지급하려다 보니 그렇게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