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도 中企 옥죈다…기업인들 "예비 범법자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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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안전수칙 강조했는데
직원이 어겨도 처벌한다니…"
직원이 어겨도 처벌한다니…"
“대표이사라는 이유만으로 범법자가 되게 생겼습니다.”
정의당 등이 추진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한 영세 뿌리기업 대표의 반응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와 법인에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부여하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에게 3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망·상해 사고가 발생한 법인에는 1억원 이상 20억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정치권은 연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기업계에선 “예비 범법자로 내몰린 기업인들의 경제 활동 의욕을 억누르는 과잉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산업 재해에 대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더 강도 높은 처벌을 강제하는 법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산안법 개정안을 인지조차 못한 탓에 의도치 않게 법을 어겨 처벌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규제가 또 추진돼 기업인들을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현장에선 산재는 줄이지 못한 채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경기 김포에서 유압실린더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안전수칙을 다 지켜도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의의 사고에 징역 3년 이상, 벌금 20억원 이하를 물리면 누가 나서서 공장을 짓겠느냐”고 되물었다.
산업안전 전문가인 이상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법인의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너’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중소·중견기업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도 비슷한 법이 있지만 한국처럼 개인을 처벌하지 않고 법인만 처벌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추진단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울 때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하면 기업인들의 사기가 크게 꺾일 것”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경진/안대규 기자 min@hankyung.com
정의당 등이 추진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한 영세 뿌리기업 대표의 반응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와 법인에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부여하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에게 3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망·상해 사고가 발생한 법인에는 1억원 이상 20억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정치권은 연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기업계에선 “예비 범법자로 내몰린 기업인들의 경제 활동 의욕을 억누르는 과잉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산업 재해에 대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더 강도 높은 처벌을 강제하는 법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산안법 개정안을 인지조차 못한 탓에 의도치 않게 법을 어겨 처벌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규제가 또 추진돼 기업인들을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현장에선 산재는 줄이지 못한 채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경기 김포에서 유압실린더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안전수칙을 다 지켜도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의의 사고에 징역 3년 이상, 벌금 20억원 이하를 물리면 누가 나서서 공장을 짓겠느냐”고 되물었다.
산업안전 전문가인 이상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법인의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너’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중소·중견기업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도 비슷한 법이 있지만 한국처럼 개인을 처벌하지 않고 법인만 처벌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추진단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울 때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하면 기업인들의 사기가 크게 꺾일 것”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경진/안대규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