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11일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전통예술을 주로 올렸던 정동극장은 내년부터 뮤지컬, 연극, 발레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본격 전환한다. 김 대표는 “차별화된 기획·제작 시스템을 만들어 관객들이 콘텐츠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공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동극장은 이를 위해 올해도 시범적으로 연극 ‘더 드레서’ 뮤지컬 ‘아랑가’ 등을 올렸다. 국공립 공연장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 대표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충무아트센터 본부장,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부장을 지냈다.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등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체 공연 일정을 미리 구성하고 발표하는 ‘시즌제’도 처음 도입해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에 오르는 총 13편 중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은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로, 내년 1월 22일~3월 14일 열린다. 남편을 잃고 집안의 권력자가 된 베르나르다 알바와 그녀에게 맞서는 다섯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뮤지컬 배우 정영주가 직접 출연하고, 프로듀서도 맡았다. 정영주는 “이번에 겁없이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 힘있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4월 7일~5월 23일 열린다.
정동극장은 2022년부터 재건축 공사에 들어간다. 3년간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현재 200석인 공연장을 300석, 600석 규모의 공연장 두 곳으로 늘린다. 김 대표는 “정말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거 같다”며 “재건축이 이뤄지면 제작 극장의 역할을 보다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