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원자재인 팔라듐 가격이 연일 상승세다. 최근 세계 각국이 저탄소 정책을 내놓고 있고, 중국 등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 이후 자동차 시장 회복세가 뚜렷한 영향이다.

'저탄소 시대 金' 팔라듐 뛴다
세계 최대 선물시장 운영기업인 CME그룹에 따르면 팔라듐 근월물은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트로이온스(약 31.1g)당 2520달러 선까지 올랐다. 사상 최고가(2781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월 말 이후 처음으로 2500달러를 넘겼다.

팔라듐 가격은 작년 11월 중순 1700달러 중반에서 1년 만에 4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25% 오른 금값 상승세보다 가파르다. 팔라듐은 2018년 상반기 트로이온스당 1000달러 이하에 거래됐다.

이는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배기가스 절감 등 저탄소 정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라듐은 구리·니켈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세계 수요의 73.5%가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촉매제로 쓰인다.

이달 들어선 미국 대선 결과가 팔라듐 가격을 끌어올렸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각종 친환경·탈탄소 공약을 내놨다.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에서 팔라듐 수요가 더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도 팔라듐 수요에 한몫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7개월 연속 증가세로 나타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난 257만 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산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팔라듐 공급은 줄고 있다. 러시아와 함께 세계 팔라듐 양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19 여파와 광산 노동조합 파업 등으로 공급 차질을 겪어서다. 금속산업 시장조사기업 메탈포커스는 올해 세계 팔라듐 총 공급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