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라는 ATD포럼 능가했다"
30 대 1 경쟁률 뚫은 현장 참석자
잠시도 자리 뜨지 않고 메모·촬영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0’이 12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글로벌인재포럼은 다른 글로벌 인적자원(HR) 포럼이 코로나19로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린 행사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참석자를 강연장마다 50명 미만으로 줄였지만, 열기는 예년 못지않게 뜨거웠다. 오프라인 참석자들은 대부분 잠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강연 내용에 몰두했다. 삼성 롯데 한화 CJ 현대 등 주요 그룹 인사담당자들은 포럼 현장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인력 관리 방법을 모색했다.
코로나 뚫고 한국 찾은 ‘AI 석학’
글로벌인재포럼 2020은 HR 분야 최고 포럼이라는 위상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올해 15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에선 20개 세션과 2개 특별 강연이 열렸다. 3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추첨을 통해 선정된 200여 명의 오프라인 참석자들이 행사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선 25개국의 시청자 10만여 명(누적 조회수)이 참여했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년 동안 교수와 국회의원 생활을 통틀어 인사와 교육을 주제로 이렇게 많은 거물급 인사와 연사가 찾은 포럼은 처음 봤다”며 “AI를 교육과 인재 양성에 연결한 이번 주제가 시의적절하고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백화점식 포럼이 아니라 HR과 AI에 초점을 맞춘 것을 보고 15년 동안 공을 들인 포럼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은 “세계적 AI 분야 석학인 마이클 조던 미국 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학과 교수 등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인재포럼을 위해 한국을 찾아온 점에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인재포럼의 명성과 영향력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기업 인사·교육담당자 대거 참여
올해 인재포럼에는 대기업 인사담당자가 총출동했다. 참가 인원을 제한해 기업마다 한 명밖에 오지 못했지만, 이들은 AI가 실제 인사 관리 분야에 적용되는 사례를 자세히 받아 적으며 각자 회사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이날 열린 ‘AI시대의 조직 관리’ 세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유미 이케아코리아 피플앤컬쳐(인사) 제너럴리스트는 “회사 안에 있으면 인사 업무를 일정한 틀에 맞춰 수행할 수밖에 없는데 포럼에서 AI가 어떻게 인사 분야에 쓰이는지 변화의 흐름을 봤다”며 “많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대기업의 디지털 업무 담당자들도 다수 참여했다. 백철현 현대백화점 아이랩팀(디지털추진 업무 담당) 팀장은 “회사 전반의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빅데이터를 더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채용이나 인재 양성 등에서 AI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룹 리더들도 봐야 하는 포럼”
대기업 그룹의 인재 교육 담당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김희진 한화인재경영원 과장은 “양승준 하트카운트 대표가 강연에서 ‘부서장과의 나이 차이가 부서원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력 운영 방향을 제시했는데, 매우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어 “데이터 사이언스(과학)를 전공하지 않아 두려움이 있는데 활용할 수 있는 부분부터 조금씩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이나 임원들은 인사평가를 직관적으로 하는 성향이 있다”며 “데이터를 활용한 객관적인 인사평가가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이윤영 CJ인재원 과장은 “AI 시대에 맞는 인재상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다”며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발표와 같이 특정 인재를 선호하기보다는 다양한 인재를 뽑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AI 시대의 올바른 대응인 것 같다”고 했다.
▷알려드립니다=2일 오전 유튜브 접속장애로 글로벌인재포럼 2020의 온라인 생중계가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11, 12일 진행된 각 세션은 동영상 편집 작업을 거쳐 16일 유튜브에 올릴 예정입니다. 이날부터 ‘다시보기’로 시청이 가능합니다. 김우섭/정지은/박상용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