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경영난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대한항공이 서울시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이달 26일 송현동 부지 인근에서 매각 조정 합의 서명식을 연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이날 국회 예결위에 참석해 “양측 간 잠정적인 조정 내용의 결론이 나온 상황”이라고 밝혔다.

합의안엔 서울시가 예산을 들여 직접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우선 사들이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LH가 송현동 부지를 사들인 후 현금 확보가 한시라도 급한 대한항공 측에 부지 대금을 이르면 내년 초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어 서울시는 시 소유의 다른 부지를 송현동 땅과 교환해 LH로부터 넘겨받겠다는 계획이다.

매각 가격은 별도 감정평가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시에 매각한다는 큰 틀만 합의를 이뤘으며 매각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가 부지 보상비로 제시한 가격은 시세를 훨씬 밑도는 4670억원이어서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