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스타트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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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스타트업 투자 전략
삼정KPMG경제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업력이 짧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PMG가 전세계 벤처캐피탈(VC) 투자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Venture Pulse 2020 2Q)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VC 투자액은 약 1200억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투자 건 수는 1만여 건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에 비해 약 3분의 1 가량 크게 감소했다. 초기 창업단계 투자인 엔젤·시드 투자는 급감하고 후기 단계 투자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국경 간 봉쇄로 기업 실사가 어려워지면서 크로스보더(국가간) M&A 거래는 감소했으며, 벤처·스타트업은 IPO를 미루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VC나 사모펀드(PEF) 추가 투자 라운드를 통해 확보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로 상당수의 VC 투자사는 신규 펀드 조성이나 신규 투자를 위한 딜 소싱보다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VC 투자, 비대면 기업에 몰렸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선호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글로벌 VC 투자가 음식과 신선식품배달 플랫폼에 쏠렸다. 2020년 상반기 영국의 배달 플랫폼 기업인 딜리버루(Deliveroo)를 포함해 미국의 도어대시(DoorDash), 중국의 싱성유쉬안(Xingsheng Youxuan) 등의 기업이 3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으며 식품 및 음식 배달 서비스가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는 업종임을 증명했다.
코로나로 원격 및 비대면 수업이 보편화되면서 에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인도의 온라인 튜터링 스타트업 바이주스(Byju’s), 중국의 위안푸다오(Yuanfudao), 줘예방(Zuoyebang)은 지난 상반기 3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에듀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들이다.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절반은 비대면 기업
국내 스타트업 투자도 쪼그라든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조6495억원에 머물렀다. 코로나의 영향력이 가시화된 지난 4월에는 벤처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5% 급감했으며 5월과 6월에도 각각 24.8%, 2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를 받은 기업은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 뿐이다. 작년 상반기엔 1000억원을 넘는 투자가 4건이나 이뤄졌다. 올들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엔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기업 베스핀글로벌, 모바일 중고장터 운영사 번개장터, 2차전지 소재 개발 스타트업 에스엠랩, 의료영상 AI 분석 기업 루닛 등 9건이다.
유통·커머스, 헬스케어·바이오, 게임·미디어·콘텐츠 업종에 관심이 쏠리면서 국내에서도 비대면 서비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전체 벤처투자 중 스마트 헬스케어, 교육, 스마트 비즈니스·금융, 생활소비, 엔터테인먼트, 물류·유통 등 비대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5.4%포인트 증가한 46.6%에 이른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편 올 상반기에는 AI, 제휴마케팅, 이커머스, 화상회의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M&A가 진행됐고, 국내 대기업인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은 각각 클라우드 솔루션, 모빌리티,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옥석 가리기’가 중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투자 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먼저 코로나로 가장 큰 특수를 누리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 투자의 경우 쇼핑의 비대면화를 주도하는 이커머스의 확대는 필연적인 흐름으로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식당·소매점의 무인주문 플랫폼이나 키오스크, 서빙 로봇과 같은 비대면 고객 응대 기술도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비대면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열이 높은 중국의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서비스가 국내 스타트업에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AI, 데이터 애널리틱스는 모든 산업 분야에 기본적으로 이용되는 범용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AI, 데이터 관련 기술을 내세우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이제는 스타트업이 과연 AI와 데이터 기술을 적합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가, 해당 사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익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차별적인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지형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V'자형 경제 회복을 기대했으나, 이젠 'U'자형 회복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예견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부정적인 경기 전망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단기적인 자금난과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 전망이 유망한 이른바 ‘알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스타트업 투자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국내 기업들에게 코로나 위기를 회복력(resilience) 확보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 전략이 더욱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삼정KPMG경제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업력이 짧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PMG가 전세계 벤처캐피탈(VC) 투자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Venture Pulse 2020 2Q)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VC 투자액은 약 1200억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투자 건 수는 1만여 건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에 비해 약 3분의 1 가량 크게 감소했다. 초기 창업단계 투자인 엔젤·시드 투자는 급감하고 후기 단계 투자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국경 간 봉쇄로 기업 실사가 어려워지면서 크로스보더(국가간) M&A 거래는 감소했으며, 벤처·스타트업은 IPO를 미루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VC나 사모펀드(PEF) 추가 투자 라운드를 통해 확보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로 상당수의 VC 투자사는 신규 펀드 조성이나 신규 투자를 위한 딜 소싱보다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VC 투자, 비대면 기업에 몰렸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선호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글로벌 VC 투자가 음식과 신선식품배달 플랫폼에 쏠렸다. 2020년 상반기 영국의 배달 플랫폼 기업인 딜리버루(Deliveroo)를 포함해 미국의 도어대시(DoorDash), 중국의 싱성유쉬안(Xingsheng Youxuan) 등의 기업이 3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으며 식품 및 음식 배달 서비스가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는 업종임을 증명했다.
코로나로 원격 및 비대면 수업이 보편화되면서 에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인도의 온라인 튜터링 스타트업 바이주스(Byju’s), 중국의 위안푸다오(Yuanfudao), 줘예방(Zuoyebang)은 지난 상반기 3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에듀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들이다.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절반은 비대면 기업
국내 스타트업 투자도 쪼그라든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조6495억원에 머물렀다. 코로나의 영향력이 가시화된 지난 4월에는 벤처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5% 급감했으며 5월과 6월에도 각각 24.8%, 2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를 받은 기업은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 뿐이다. 작년 상반기엔 1000억원을 넘는 투자가 4건이나 이뤄졌다. 올들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엔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기업 베스핀글로벌, 모바일 중고장터 운영사 번개장터, 2차전지 소재 개발 스타트업 에스엠랩, 의료영상 AI 분석 기업 루닛 등 9건이다.
유통·커머스, 헬스케어·바이오, 게임·미디어·콘텐츠 업종에 관심이 쏠리면서 국내에서도 비대면 서비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전체 벤처투자 중 스마트 헬스케어, 교육, 스마트 비즈니스·금융, 생활소비, 엔터테인먼트, 물류·유통 등 비대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5.4%포인트 증가한 46.6%에 이른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편 올 상반기에는 AI, 제휴마케팅, 이커머스, 화상회의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M&A가 진행됐고, 국내 대기업인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은 각각 클라우드 솔루션, 모빌리티,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옥석 가리기’가 중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투자 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먼저 코로나로 가장 큰 특수를 누리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 투자의 경우 쇼핑의 비대면화를 주도하는 이커머스의 확대는 필연적인 흐름으로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식당·소매점의 무인주문 플랫폼이나 키오스크, 서빙 로봇과 같은 비대면 고객 응대 기술도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비대면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열이 높은 중국의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서비스가 국내 스타트업에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AI, 데이터 애널리틱스는 모든 산업 분야에 기본적으로 이용되는 범용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AI, 데이터 관련 기술을 내세우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이제는 스타트업이 과연 AI와 데이터 기술을 적합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가, 해당 사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익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차별적인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지형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V'자형 경제 회복을 기대했으나, 이젠 'U'자형 회복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예견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부정적인 경기 전망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단기적인 자금난과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 전망이 유망한 이른바 ‘알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스타트업 투자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국내 기업들에게 코로나 위기를 회복력(resilience) 확보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 전략이 더욱 절실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