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친정 체제' 더 강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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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적절+실적 호조'
금융 CEO들 연임에 무게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연말연시 CEO 인사에 촉각
권한 강해진 지주회장들
기존 인사 중용…관치 탈피 나서
금융 CEO들 연임에 무게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연말연시 CEO 인사에 촉각
권한 강해진 지주회장들
기존 인사 중용…관치 탈피 나서
금융지주 계열 은행과 카드사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올 연말·내년 초 인사에서 대거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관리에 대체적으로 성공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린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그룹 내 권한이 강해진 금융지주 회장들이 곧 다가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에선 3년 임기가 끝나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본다. 두 CEO 모두 코로나19 여파에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개선했다. 정 사장은 최근 3년간 카드업계 CEO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다.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다만 임기 만료를 앞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12월 말)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2021년 3월)의 거취가 변수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도 초미의 관심사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당시 권 행장에게 임기 중 조직 재정비와 고객 신뢰 회복을 경영과제로 제시하면서 “(권 행장의) 성과를 보고 추가로 2년 임기를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윤 회장과 회장직 최종 후보에 올랐던 허인 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다른 업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계는 CEO 자리를 경합했다가 실패한 후보는 통상 현직에서 벗어나는 게 보통이지만 회장과 은행장이 손발을 맞춰 일하는 금융권에선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회장들이 기존 인물을 중용하는 것은 ‘낙하산 인사’ 등 관치 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어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금융권 CEO 선임 과정에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일이 잦았고, 그때마다 조직은 한바탕 내홍을 겪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신한, KB 사태로 대표되는 금융지주 내 고위직 간 갈등이 교훈을 준 것”이라며 “외부 개입 없는 안정된 경영을 위해 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발맞춰 장기 집권하는 관행이 점차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
신한·KB금융 CEO 인사 촉각
금융권에선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까지 지난해에 비해 10.7% 줄어든 1조76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면 선전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한금융은 2년 임기를 끝낸 CEO에게 통상 추가 1년의 임기를 보장해왔다. 진 행장이 디지털 전환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 성과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연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 ‘1등 카드사’ 자리를 확고히 지킨 임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다.카드업계에선 3년 임기가 끝나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본다. 두 CEO 모두 코로나19 여파에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개선했다. 정 사장은 최근 3년간 카드업계 CEO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다.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다만 임기 만료를 앞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12월 말)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2021년 3월)의 거취가 변수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도 초미의 관심사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당시 권 행장에게 임기 중 조직 재정비와 고객 신뢰 회복을 경영과제로 제시하면서 “(권 행장의) 성과를 보고 추가로 2년 임기를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권한 강해진 지주회장 ‘구관이 명관’
인사권을 쥔 금융지주 회장의 ‘친정 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계열사 CEO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금융지주사 사이에선 기존 회장의 ‘장기 집권’이 굳어지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역대 네 번째로 ‘3연임’에 성공했다.윤 회장과 회장직 최종 후보에 올랐던 허인 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다른 업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계는 CEO 자리를 경합했다가 실패한 후보는 통상 현직에서 벗어나는 게 보통이지만 회장과 은행장이 손발을 맞춰 일하는 금융권에선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회장들이 기존 인물을 중용하는 것은 ‘낙하산 인사’ 등 관치 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어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금융권 CEO 선임 과정에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일이 잦았고, 그때마다 조직은 한바탕 내홍을 겪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신한, KB 사태로 대표되는 금융지주 내 고위직 간 갈등이 교훈을 준 것”이라며 “외부 개입 없는 안정된 경영을 위해 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발맞춰 장기 집권하는 관행이 점차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