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증시 동시 상장 연기 결정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내린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앞으로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중국 관료들을 인용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정부를 비판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시 주석이 격노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키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마윈은 지난달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정부의 엄격하고 보수적인 금융감독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앤트그룹은 상하이거래소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과 홍콩거래소에 동시 상장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세운 세계 최대 IPO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상장일을 고작 이틀 앞두고 두 거래소는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보류됐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이 직접 중국 금융당국에 IPO를 중단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PO 중단을 처음 제안한 이가 누구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인 기업가 마윈과 그의 거대한 영향력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수년간의 갈등이 앤트그룹의 IPO를 놓고 터져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