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기업 지원 위해 최선"
HMM(현대상선의 새 이름)이 긴 적자 터널을 빠져나와 10년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MM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천771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작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은 1조7천185억원, 당기순이익은 246억원이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 규모로, 2010년 이후 최대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인 2010년 3분기에 2천981억원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올해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HMM은 지난 2분기 1천3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1분기만에 흑자 전환했다.
해운업계는 이러한 HMM의 실적 개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한 운항 효율 상승,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또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급등한 것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을 앞세운 규모의 경제 전략은 HMM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주효했다.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 직후인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워 당시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2만4천TEU급 12척·1만6천TEU급 8척)의 건조를 지원했다.
HMM이 올해에 이어 내년 상반기 20척을 모두 인도받으면 선복량은 90만TEU까지 확대된다.
또 디얼라이언스 가입 후 물동량 확보에 도움을 받으면서 HMM은 지난 5월 이후 순차적으로 출항한 2만4천TEU급 12척을 모두 채우는 데 성공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이러한 호재에 힘입어 HMM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인 3천억원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에 미치진 못했다. HMM은 국내 화물의 안정적 운송을 지원하기 위해 스폿 물량보다 장기운송계약 물량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전망보다 영업이익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HMM 실적 개선세가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줄었던 물동량이 점차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선사들이 아직 운항 선박을 늘리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운임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중국 춘제 등 대형 연말연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어 선박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불균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양지환 연구원은 "2021년에도 선박 공급 부족으로 운임 강세가 전망돼 HMM의 이익 체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HMM은 이러한 실적에 기반해 운임 상승과 선적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HMM은 지난 8월부터 총 4척의 임시 선박을 투입하며 미주지역 수출화물 총 1만5천944TEU를 추가로 운송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추가 투입된 선박은 화물의 64%를 중소기업 화물로 채웠다.
HMM은 내년 2월까지 부산~LA 직기항 구간에 매월 1척 이상의 임시선박을 투입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국민과 정부 기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이번 실적개선이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국적선사로서 임시 선박을 투입해 국내 수출입 화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