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우려 상황서 연합훈련 강도 주목…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기류 파악될 듯
전작권 전환 위한 FOC 검증 여부도 관심

내년 3월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이 '바이든 시대'에 한반도 정세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에 취임한 직후에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빌미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 강도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다시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한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을 대하는 바이든 정부의 태도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기류도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바이든 시대' 한반도정세 첫 시험대
한미는 내년 3∼4월 중 기존 키리졸브(KR) 연습을 대체하는 전반기 연합 지휘소 훈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가 있지만, 올해 훈련을 코로나19로 못했던 만큼 내년엔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서라도 되도록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를 빌미로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평소에도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했던 북한이 이제 막 들어선 바이든 정부를 무력시위를 통해 압박할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15일 "북한 입장에서 연합훈련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라며 "화성15호의 안정적 실전배치를 위해서라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의 도발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ICBM 발사 등의 고강도 도발은 자제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유엔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ICBM 발사 등을 했다가는 더 강한 제재에 직면할 수 있고, 바이든 정부가 아예 북한과 대화하려는 생각을 접고 강력한 대북제재에 방점을 둔 '전략적 인내'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가 상황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최근 학술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할지 모르니 여러 경로로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한미가 연합훈련의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 시절 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연합훈련도 최대한 '로우키 모드'로 진행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부실한 연합훈련으로 대북 군사대비 태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해 바이든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바이든 시대' 한반도정세 첫 시험대
한편 내년 초 연합훈련은 전작권 전환에서도 중요하다.

한미는 애초 올해 8월 후반기 연합 지휘소 훈련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훈련 규모 축소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내년 초 연합훈련에서 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미국과 전환 목표 시기 설정에 합의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불가능하다면 목표 시기라도 정해 놓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의 준비가 덜 됐다는 입장이어서 한국의 생각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박원곤 교수는 "미국의 군사정책은 현지 사령관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한다"며 "에이브럼스가 안 된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어 전작권 전환이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바이든 시대' 한반도정세 첫 시험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