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음식배달 업체인 도어대시가 조만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다. 올해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도어대시는 지난 1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계 미국인인 토니 쉬(36)로, 최대주주다. 다른 공동 창업자인 스탠리 탕과 앤드류 팽도 중국계다. 모두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이다.

2013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도어대시는 미국 내 음식배달 시장의 49%를 점유하고 있다. 이미 상장한 우버(음식배달 서비스명은 우버이츠)와 그럽허브가 각각 22% 및 20%를 차지한다. 배달 음식의 보온을 위해 초기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특수 은박지를 사용했고,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빠른 배송에 초점을 맞췄다.

도어대시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급증했다. 올해 1~3분기 매출이 19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억8700만달러)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올해 9개월 간의 순손실은 1억4900만달러로, 작년 동기(-5억33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올 2분기엔 2300만달러의 반짝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9~10월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KFC 및 타코 벨과 독점 제휴를 맺었다.

도어대시 고객 수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 1800만여 명이다. 직원 수는 작년 기준 7550명이다. 이 회사 소속 배달원만 해도 100만여 명에 달한다.

창업 이후 연간 기준 이익을 낸 적은 없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벤처캐피탈 등의 누적 투자액이 30억달러(스타트업 펀딩 추적업체 피치불 기준)를 넘기 때문이다. 물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릭쇼, 도심지역 고급식당 전문 배달업체 캐비어, 자율주행차 기술기업 스코티랩스 등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작년 10월엔 일종의 공유 주방인 ‘고스트 키친’의 문을 열었다. 배달음식 사업자들이 각기 독립된 주방에서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도어대시는 임대료를 받고 주방 공간 및 설비를 빌려준다. 이달엔 첫 번째 자체 식당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개점하기도 했다.

도어대시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3종류의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다. 클래스A 보통주에는 주당 1표, 클래스B에는 주당 20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클래스C 주식엔 의결권이 없다. 의결권이 차등화된 여러 종류의 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선 일반화된 관행이다. 쉬 CEO는 클래스B 주식을 41.6% 갖는다.

시장에서 최근 평가했던 도어대시의 기업가치는 160억달러 규모다. 이번 상장을 통해 25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새로 인정받을 것이란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이다. 창업자들 모두 ‘돈 방석’에 앉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쉬 CEO는 상장 계획서에서 “음식배달을 넘어 지역 관련 모든 서비스를 대행하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